이번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원희룡 후보를 지원한 친윤계는 노골적으로 한 대표를 견제하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배신의 정치, 김건희 여사 문자논란, 고의 총선 패배론, 공소취소 청탁 같은 상호 막말성 공방이 이어졌다. 선거가 끝났지만, 상당 기간 후유증이 따를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2년 후에 있을 지방선거와 곧이어 닥치는 대선에서 여당이 승리하려면 당정이 하루빨리 후유증을 수습해야 한다. 당정이 ‘콩가루 집안’에서 하루빨리 벗어나야 야당의 탄핵 공세와 입법 폭주에도 맞설 수 있다.
한 대표에게 주문하고 싶은 것은, 주요 의사결정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최우선 잣대가 첫째도 민심, 둘째도 민심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총선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참패를 당한 가장 큰 이유는 자의든 타의든 ‘무서운 민심’을 외면했기 때문이다. 중요한 정치현안에 대해 일차적으로 당 내부와 당정 간의 협의가 필요하겠지만, 민심의 향방에 따라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윤 대통령과의 갈등이 발생하면, 설득할 수 있는 리더십도 갖춰야 한다. 한 대표가 당선수락 연설에서 “대통령을 자주 찾아뵙고 자주 소통할 생각”이라고 한 말을 꼭 실천해야 한다. 당정관계가 다시 파국으로 가면 한 대표에게도 차기 대통령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