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대구는 253.8mm의 누적강수량을 보였으며, 경북은 영천 254.8mm 등 대부분 지역이 200mm가 넘는 강수량을 기록했다. 군산에서는 시간당 146mm의 폭우가 쏟아져 기상청은 200년만에 한번 나타나는 폭우라고 설명했다. 시간당 100mm의 비가 내리면 옆에 있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이런 비가 이틀동안 쏟아졌으니 강수량을 짐작하고 남는다.
이번 폭우로 전국에서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대구와 경북서도 정전과 도로파손·침수가 곳곳에서 일어났고 가옥침수, 차량 침수, 상하수도, 수리시설 파손도 많았다. 농작물의 비 피해도 많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기상청은 당분간 비가 더 내릴 것을 예고해 비 피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이번 비의 특징은 낮에는 주춤하다가 밤에는 물폭탄을 퍼붓는 야행성 폭우여서. 대비책이 별로 없다. 밤사이 이웃집이 사라지는 일도 벌어진다. 실제로 충북 영동군에서는 옆집 주민이 눈을 떠 나가보니 옆집 콘테이너가 떠내려갔다고 했다.
대비가 어려운 밤에 물폭탄이 쏟아져 주민들은 밤새 뜬눈으로 보내는 경우도 많다. 지난해 예천 등 경북 북부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의 악몽이 또다시 거듭 될까 봐 모두가 전전긍긍이다.
전문가들은 지구촌의 이상기후로 이런 현상이 반복돼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재난 대응시스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야행성 폭우는 남쪽에서 불어오는 뜨겁고 습한 바람인 하층제트가 지상의 기온이 낮아진 밤에 내려와 폭우로 돌변하는 현상이다. 올해뿐 아니라 지난해에도 야행성 폭우 현상이 일어났다. 앞으로도 지속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기상예보가 잘 맞지 않은 것도 변동성이 큰 날씨 때문이다. 관측사상 최고치의 폭우 기록은 언제든 깨질 수 있는 지구환경이다. 당국의 재난대응체제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