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배신자 논란서 이제 ‘자해극’ 벌이는 與전대

등록일 2024-07-07 18:20 게재일 2024-07-08 19면
스크랩버튼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핵심쟁점이 ‘배신의 정치’에서 ‘김건희여사 명품백 의혹관련 문자무시’ 논란으로 옮겨가면서 과열양상을 빚고 있다. ‘김 여사 문자’를 둘러싼 후보간 공방은 오늘(8일), 내일 열리는 광주합동토론회와 TV조선 토론회에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당에겐 치명적인 이 이슈는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전대 어젠다를 흡수하는 양상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박근혜 탄핵 전야제처럼 흘러가는 정국이 걱정스럽다”고 했다.

논란은 한 언론인이 최근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4·10총선을 지휘했던 한동훈 후보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때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취지의 김 여사 문자를 무시했다”는 주장을 하면서 시작됐다. 한 후보가 문자를 읽고도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아 김 여사는 모욕을 느꼈고 윤석열 대통령도 이를 알고 격노했으며, ‘윤-한 갈등’으로 이어졌다는 스토리다.

한 후보는 “이 시점에 이 문제를 제기하는 분들이 자제해야 한다. 비정상적인 전당대회 개입이나 당무 개입으로 보일 수 있는 위험한 일”이라며 반발했고, 경쟁후보들은 “한 후보의 잘못된 대처가 결국 총선 패배로 이어진 게 아니냐”며 총선책임론을 제기하는 모양새다.

이번 논란은 누가봐도 전대 판세를 바꾸기 위한 누군가의 의도적 행위로 보인다. 한 후보 측은 당내 친윤(윤석열) 주류 쪽을 의심하고 있다. 친윤계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연판장까지 돌리며 당시 나경원 후보를 주저앉힌 데 이어, 이번엔 한 후보를 밀어내기 위해 조직적으로 나섰다는 것이다. 1강(强) 양상으로 전개되는 전대 기류를 견제하기 위해 대통령실이 나섰다는 의혹도 제기된다.

앞으로 TV토론회를 거치며, 이 이슈가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과 새로운 당정관계를 요구하는 지지층 사이에서 어떤 판세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문제는 지난 총선에서의 민심이반을 반성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는 장(場)이 돼야 할 집권당 전당대회가 총선 패배 책임론에 갇혀 자해극까지 벌이는 모습이 국민 눈엔 한심스럽게 보인다는 것이다.

김진국의 ‘정치 풍향계’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