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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에너지 전환과 우리가 맞이할 새로운 세상

등록일 2024-07-07 18:12 게재일 2024-07-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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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현복(사)한국혁신연구원 이사장
위현복(사)한국혁신연구원 이사장

거대한 에너지산업은 산업사회의 상징이다. 인류는 수많은 시간을 자연(재생) 에너지에 의존해서 살아왔다. 햇빛과 바이오매스(나무, 풀 등)를 활용한 불에 의존해서 대부분의 문명 생활을 영위해 왔다.

1700년대에 들어서서 땅속에서 캐낸 석탄을 에너지로 사용하여 내연기관을 작동시키는 에너지 활용을 통해 ‘1차 에너지 전환’이 이뤄졌고 이것이 1차 산업혁명으로 이어졌다. 석탄 에너지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돼 영국과 유럽이 후진사회에 머물고 있던 전 세계를 식민지화하는 국제질서를 만들었다. 석탄 에너지 사용 유무에 따라 세계는 선진 문명국가와 식민지사회로 갈렸다.

19세기에 발견된 석유는 1900년대 전반기 미국에서 ‘2차 에너지 전환’을 이끌며 미국을 새로운 패권 국가로 만들었다. 이처럼 새로운 에너지의 발견과 그에 따른 에너지 전환은 경제산업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국제관계와 세계질서에도 압도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석탄 에너지와 석유 에너지는 거대한 산업의 발달과 막대한 자본의 축적을 통해 인간의 삶은 물론 국제 경제 질서와 글로벌 정치 질서까지 재편하기에 이르렀다.

석유 에너지 바탕의 2차 에너지 전환을 주도한 신흥국가 미국은 현재에도 여전히 세계 총생산의 25%를 넘게 차지하며 글로벌 경제적, 정치적, 군사적 패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처럼 에너지는 중요하고 에너지의 자립과 에너지 안보는 모든 국가의 사활적 문제이기도 하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석탄, 석유, 가스로 대변되는 화석연료를 통해 선진국들은 거대자본을 축적하고 축적된 자본은 새로운 집중 투자를 통해 부와 파워가 재생산되는 과정을 거치며 세계질서를 유지해왔으나, 어느 순간 화석연료의 파워가 제동이 걸리기 시작했다. 화석연료의 무한정한 사용의 부작용으로 지구 온난화 현상이 20세기 말부터 나타나다가 이제 인간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다다르게 된 것이다.

유럽과 선진국이 주도하는 가운데 체결된 1997 교토의정서, 2015년 파리기후협약을 거치며 지구가 이대로 가다가는 100년 이내에 ‘생물 대멸종의 시대’를 맞을 것이며, 인간도 대멸종에 포함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6500만 년 전 공룡이 멸종한 5차 대멸종 이후 앞으로 100년 이내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계의 70%가 대멸종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안으로 나온 것이 햇빛과 바람과 빗물 등 자연에너지만을 사용하는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대전환’의 선언이다.

석탄·석유·가스 등 화석연료를 에너지화하기 위해서는 거대자본이 필요하다. 에너지는 말 그대로 산업시대 자본의 집약체다. 하지만, 햇빛과 바람, 빗물을 활용한 에너지화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협력이 필요할 뿐이다. 자본도 물론 중요 하지만 산업사회처럼 자본의 비중이 절대적이지는 않다. 다양한 참여와 협력이 필요하다.

태양광의 경우 태양이 잘 비추는 곳엔 어디나 마을이나 도시, 산업단지, 논밭이 있다. 이들을 비용을 지불하고 매입해서 발전 시설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수많은 토지와 건물주들의 자발적 참여와 협력 그리고, 글로벌 재원과 기술이 거대한 협력을 통해서만 탄소중립 사회를 달성할 수 있다.

자연(재생)에너지로 새롭게 생겨날 ‘3차 에너지 전환’ 사회는 시민들의 거대한 협력, 에너지의 분산, 경제의 민주화를 바탕으로 구현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산업 시대 주요 에너지 원인 석탄, 석유, 가스는 특정 국가와 특정 지역에 편향되어 있어서 대부분 국가는 에너지 자립이 힘들었다. 반면 햇빛과 바람과 빗물과 같은 자연(재생)에너지는 어느 나라든지 에너지 자립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각각의 나라들은 그들의 국토와 글로벌 기술, 자본 등 국제적 협력을 통해 각기 에너지 자립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핀란드, 스웨덴은 수력으로, 유럽의 대부분 나라들은 풍력과 태양광으로, 우리나라도 태양광과 풍력을 바탕으로 에너지 자립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에너지 패권이 없는 새로운 세상이 온다. 모든 나라가 에너지 자립을 할 수 있는 세상! 에너지 빈부격차가 없는 세상이. 석탄, 석유, 가스의 독점카르텔을 깨고 국가 간에 자연(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경제가 더 민주적인 사회를 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시민들과 국가 간의 거대한 참여와 협력을 통해서.

국내에서도 도시 주변, 산업단지 주변 농지가 농민들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거대한 재생에너지 발전소로 거듭나게 되어 산업단지에 필수적인 재생에너지 공급원이 되고 농민들은 각자 발전사업자가 되어 농민과 산업이 상호 윈윈 하는 새로운 산업 질서가 형성될 것이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분산에너지라고 한다. 작게는 단독주택형 3K/Wh에서 몇 만K/Wh를 넘기 힘든 그야말로 조각조각 분산에너지인 자연(재생)에너지는 미래사회를 더 민주적이고 더 평등한 사회로 이끌어 가는 에너지 체계를 제공해 줄 것이다.더 평등하고 더 깨끗하고 더 풍요로운 세상을 자연(재생)에너지 중심 사회가 열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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