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스틸러스가 6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치뤄진 대구FC와의 K리그1 21라운드에서 지독한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또 다시 무승부를 거뒀다.
포항은 2019년 DGB대구은행파크 개장이후 한번도 대구 원정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그간 치뤄진 K리그1 9경기에서 7무 2패, 2022년 FA컵 8강 패까지 총 10경기 째 승리가 없다. 포항은 6일 경기에 출전하면서 이번에는 이 징크스를 깬다는 다짐을 하고 나갔다. 그러나 무위에 그쳤다.
그간 포항의 경기력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공격적인 상황도 많이 가져갔고 경기 중 공을 소유하고 있는 점유율 면에서도 분명 앞선다. 하지만 효율적인 공격 면에서는 대구가 좀 더 앞섰다. 대구는 점유율에서는 뒤지지만 상대를 압박하는 수비 이후 빠르게 이어지는 공격에서 나오는 슈팅숫자는 포항에 뒤지지 않는다. 특히 골대 쪽으로 향하거나 골로 이어지는 유효슈팅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대구의 홈 구장인 DGB대구은행파크 특유의 분위기도 한몫하는듯 하다. 2019년 개장한 1만2000석 규모의 대구은행파크는 매 경기 티켓예매에 애를 먹을 만큼 1만명 이상이 찾는다. 경기중에는 철골구조로 되어 있는 경기장 특성을 이용하여 발구르기 응원을 유도하기도 한다. 역습상황에서 나오는 1만여 관중의 환호가 이어지다 보면 구장 내 분위기도 덩달아 올라가면서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
반면, 대구은행파크의 원정석 규모는 600여석. K 리그 규정인 경기장 전체 좌석수의 5%를 겨우 맞춘 수준이다. 응원 조차 홈팬들에 비해 밀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앞서 나열한 것들이 특정한 장소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이유가 될 수는 없다. 그날 그날의 상황과 조건은 항상 바뀔 수 있고 누구도 그러한 것을 단호히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계속해서 무승이 이어지게 된다면 팬들의 우려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징크스’라 불리는 것도 이런 상황이 긴 시간 계속 이어지게 되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이번 경기까지 6년 동안 이어진 대구 원정 무승 징크스를 포항이 언제쯤 깰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도 더 커진 상황이다. 대구 팬 입장에선 기분 좋은 소식일지 모르지만 포항팬은 속상하는 일이다.
/정서영 포항스틸러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