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예천, 봉화, 영주, 문경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18명이 숨진 참사가 아직도 우리의 기억에 생생한 가운데 또다시 장마철이 돌아왔다. 지난해 악몽을 떠올리며 행여 우리집 주변에서 산사태가 발생할까 봐 불안에 떠는 주민들이 아직 주변에 있다. 최근 일어나는 산사태의 주요 원인은 집중호우다. 기상청 자료에 의하면 7∼8월 하루 강수량이 100㎜ 이상 기록한 횟수가 경북 북부권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지난해는 무려 13회나 됐다. 최근 33년 중 2002년(22회) 빼고는 가장 많은 횟수다. 집중호우가 산사태 발생과 무관하지 않음을 입증하는 통계다.
또 경북은 산림청이 작성한 산사태 위험지도에 따르면 산사태 가능성이 매우 높은 1등급과 2등급 면적이 강원도 다음으로 많아 전국에서 두번째다. 문제는 지난해 북부권 산사태 사례처럼 산사태 취약지역으로 지정받지 않은 곳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상이변에 따른 불규칙한 집중호우는 이제 어떤 장소에서든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재난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산림면적이 넓은 경북도는 여름 장마철과 태풍의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곳이다. 2022년 포항에서 9명의 목숨을 앗아간 태풍 힌남노 사태는 지금도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재난은 대비만 잘하면 피해를 얼마든지 줄일 수 있다. 지자체 등 관계기관의 철통같은 점검과 안전대책 마련만이 인재를 막을 수 있는 것이다. 각 가정도 긴장감을 유지하고 당국이 전하는 폭우관련 소식에 귀 기울이고 집 안팎의 안전을 살펴야 한다. 기상청은 올해는 해수면 고온현상 등의 영향으로 평년보다 많은 비가 예상된다고 했다. 민관이 합심하여 재난 대응에 나서면 재난극복 못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