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치는 대형 참사가 일어났을뿐 아니라 신증설이 늘고 있는 전지공장에서 일어난 최악의 참사란 점에서 짚고 가야 할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니다.
특히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배터리 산업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대구와 경북에서도 관련기업의 공장 신증설이 크게 늘고 있어 화재 등 사고에 대비한 철저한 안전점검이 필요하다.
포항시가 26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1차전지 제조공장 화재 참사와 관련해 영일만산단, 블루밸리산단 등에 소재한 이차전지 제조기업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나섰다.
포항은 이차전지 특구로 지정될 정도로 전지산업의 투자가 늘고 급격히 발전하는 곳이다. 사고가 난 일차전지 업체와는 달리 소재인 양. 음극 재를 생산하는 이차전지 기업이 대부분이어서 화재발생 가능성은 낮다고 하나 사고는 예고가 없는 법이다. 화성시 아리셀공장 화재를 계기로 안전의식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포항에는 에코프로, 포스코퓨처엠 등 국내 굴지의 이차전지 기업이 있고 대구에도 엘앤에프 등의 대기업이 있어 경각심을 갖고 각종 사고에 대비해야 한다. 당국의 일시적 비상 점검으로 효과가 얼마나 있을지 알 수 없으나 기업과 당국이 안전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무장하면 어떠한 사고도 미연에 예방할 수 있다.
화성시 리튬공장 사고가 보여주었듯이 리튬공장의 대다수가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허술한 관리시스템이 사고를 낸 것이나 다름없다. 가장 기본적인 초기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소화장비가 갖춰져 있는지, 화재에 대비한 건물의 안전도는 어떤지, 직원들의 안전교육은 충분했는지 면밀한 조사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대형사고는 늘 사고원인 등을 조사해 보면 인재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다. 안전의식의 부재가 대형 참사를 부르는 꼴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사고는 이제 끝내야 한다. 지역의 기업과 직원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가 의기투합해 안전을 생활화하는 문화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