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그동안 여당의원들의 불참 속에서 입법청문회 등을 독단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해병대원 특검법, 방송 4법 등 쟁점법안을 상임위에서 처리했다. 이 때문에 여당내에서 ‘민주당의 국회폭주를 더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는 여론이 형성돼 왔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지난주 단독 개의한 법사위 광경은 마치 왕따를 만들고 집단 폭행을 가하는 학폭 같았다. 국회를 ‘이재명 국회’가 아니라 국민의 국회로 돌려놓겠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24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의를 표명했지만 재신임될 가능성이 크다.
국회 원 구성을 둘러싼 여야 갈등은 항상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야당이 단독 국회를 소집해 첨예한 쟁점이 돼 온 법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키고, 청문회까지 연 것은 처음 보는 장면이다. 특히 지난 21일 법사위에서 열린 야당 단독 ‘해병대원 특검 청문회’에서 정청래 위원장과 야당위원들이 현역장성이 포함된 증인들을 불러놓고 조롱과 모욕을 주는 모습은 많은 국민을 분노케 했다.
국정에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이 민주당의 입법폭주를 막기 위해 국회등원을 결정한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거대야당과 피곤한 싸움을 하더라도 협상테이블마저 걷어차선 안 된다. 국회는 여야가 다양한 국민 목소리를 수렴해서 정부를 견제하고 협상을 통해 법률을 제정하는 곳이다. 지금과 같은 여야의 ‘벼랑끝 대치’ 모습은 22대 의원들의 정치력 부재에서 나오는 것이다. 앞으로 여야 의원 모두 장외가 아니라 국회 상임위나 본회의장에 앉아서 민생현안 해결과 안보위기를 극복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