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개관 15주년 맞은 ‘포항시립미술관’<br/>경북 첫 공립미술관으로 감동·차별화 UP<br/>스틸아트 중심 다양한 콘텐츠·볼거리 제공<br/><br/>지상 2층·연면적 6125㎡ 규모 ‘제2관’ 건립 <br/>총 사업비 241억 투입… 2027년 준공 추진<br/>꿈과 희망의 포항 문화중심도시 구축 앞장
올해로 개관 15주년을 맞이한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제2관 건립을 추진하며 문화도시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
그동안 포항시립미술관 제1관은 문화도시 포항의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해오며 호평받아왔다.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제2관이 건립되면, 포항은 지역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 가치를 드높이며 문화 중심도시로 더욱 더 발돋움 할 것이다. 이에 본지는 창간 34주년을 맞아, 제1관에 이어 또 하나의 문화 상징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
△경북 최초 공립미술관으로 첫발 … ‘시민이 감동하는, 작지만 차별화된 세계적인 미술관’
경북 최초의 공립미술관인 포항시립미술관은 2009년 12월, ‘시민이 감동하는, 작지만 차별화된 세계적인 미술관’을 목표로 개관했다.
포항시 북구 환호동 347 환호공원에 세워진 미술관은 ‘철강 산업을 통해 조국 근대화를 견인한 도시’, ‘영일만의 기적’이라는 수식의 도시 포항에서 지역의 상징성과 이슈로 미술관의 정체성을 제대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항문화의 근간인 스틸(steel)을 테마로 미술관 외에도 스틸아트공방, 스틸아트페스티벌 등에 주력하며 지역문화를 견인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함으로써 스틸아트미술관을 실현해왔다.
△제2관, 환호공원 부지 내 242억 투입, 지상 2층 연면적 6125㎡ 규모로 2027년 완공 목표
포항시는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건립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현재 포항시립미술관이 위치한 환호공원 부지 내에 건립할 계획이며, 총사업비 242억 원에 지상 2층, 연면적 6125㎡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지난 3월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계약을 맺고 기본 설계를 추진 중이며, 2025년 4월 착수할 예정이다.
제2관은 환호공원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시민의 삶에 녹아들도록 하고자 한다. 세계 유일의 스마트 미술관을 목표로 문화예술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용·복합 커뮤니티 허브 조성 및 다양한 문화·여가 활동이 이뤄지는 이용자 중심의 스틸 스마트 뮤지엄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제2관 구축 TF팀을 발족했다. 앞으로 수집·보존·연구 중심의 1관, 지역 소통형 커뮤니티 중심의 2관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운영할 예정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12월 설계 공모를 실시해 5개의 제안서 중 포스코A&C의 공모안을 당선작(최우수작)으로 선정한 바 있다.
△스틸 뮤지엄 너머 해양관광도시 비전 담아낼 새로운 랜드마크
포항시립미술관은 변화하는 시대와 가치, 창작환경과 미술관의 패러다임 등에 대처하며 ‘사람’ 중심의 목적 지향적 공간으로서 제2관을 건립해 예술과 시민이 동등한 주체로 존재할 수 있는 미술관 실현에 집중하고자 한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지난 2009년 개관 이후 매년 관람객 및 체험 교육 참가자들이 증가해왔다. 2관 건립은 늘어나는 시민들의 문화·예술을 즐기려는 욕구들을 충족시킬 필요성에서 비롯됐다. ‘스틸 아트 뮤지엄’을 표방한 전형적 역할의 미술관인 1관에 이어 2관은 ‘철’이라는 지역 특성을 가진 동시에 시민, 작품, 작가 등 모든 매개가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 등으로 이례적 역할을 하는 미술관으로 건립할 가치가 있다.
△‘라키비움’ 형태의 공립미술관으로서의 전문성 역할 수행
포항시립미술관은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권 증대에 이바지하고, 시민과의 열린 소통을 통해 지역문화를 조성하고자 ‘고급 문화(high culture)’라고 부르는 문화의 재생산 도구가 아닌 시민의 지적·정신적·윤리적 함양에 이바지한다는 미술관의 역동성, 창의성 및 미래지향적 역할을 실현해왔다.
특히 포항시립미술관은 현대미술관의 아카이브(자료보관소) 역할 중요성에 대해 공감, 이미 개관 초, 지역 출신 장두건 화백이 기증한 아카이브를 비롯, 지역 미술 관련 자료를 꾸준히 수집해 왔다. 과거의 기록뿐만 아니라 오늘 진행 중인 미술관의 전시 및 학예의 역사가 담긴 아카이브를 정리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으며 그간 수집한 자료로 지역 미술사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
세계 미술관의 관심사는 수장->전시->교육->연구기능으로 확장되고 있다. 좋은 미술관이 되기 위해서 모든 주요 박물관에서는 연구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포항시립미술관 또한 제2관 개관 시 ‘라키비움(도서관·기록관·박물관의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의 형태로 공립미술관으로서의 전문성 역할이 요청된다.
△제2관은 시민의 삶의 질 고취·미래의 꿈과 희망 심어주는 역할 수행해야
미술관의 핵심 기능은 일반인이 다른 곳에서는 접할 수 없는 훌륭하고 희귀한 사물을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사람들이 풍부한 지식과 새로운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다. 심리학자 매슬로우(Abraham Maslow)는 이를 ‘최고의 경험(peak experiences)’이라고 했다. 미술관은 영혼을 고양시켜 사고와 감각의 폭을 넓히고 상상력을 자극해 매혹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다.
이러한 경험들은 어떤 새로운 지역, 독특하고 이국적인 문화가 담겨져 있는 미술관을 방문할 때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즉, 미술관은 지역주민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그 지역을 방문한 외국인에게는 신비감과 경외심을 갖게 하는 중요한 장소다. 미술관은 방문하는 이들에게 아름다움과 삶의 여유를 통해 미래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다양한 문화와 관람자의 견인차 역할로서 새로운 개념의 미술관 기대
미술관 건립은 지역 작가들의 자유로운 창작 기반이 되는 것은 물론 지역주민에게는 문화·예술을 풍부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구미 각국의 미술관 건립은 이미 콘텐츠뿐만 아니라 외부의 건축물까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인식, 세계적인 관광 콘텐츠로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
최근 미술관 건립 패러다임의 현대적 양상을 뉴뮤지올로지(미술관학)의 관점에서 보면 과거 소장품의 중요성에서 인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막시현대미술관이나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 중심에 위치한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 사례와 같이 유연한 미술관에 대한 관심과 리서치를 통한 새로운 유형의 미술관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나오시마현대미술관은 미술관 안에 최상의 서비스 시설뿐만 아니라 숙박시설까지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로운 개념의 미술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능동적인 주체자로서 현재를 질문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미술관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