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치단체로서 유일하게 유치 경쟁에 뛰어든 경주시는 그간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진인사대천명(盡人事 待天命)의 심정으로 개최지 선정의 희소식을 기다린다. 지난달 20일 APEC 개최도시 선정위원회가 현지 실사 차 경주를 방문한 데 이어 이달 7일에는 유치 희망도시의 현장발표도 있었다. 선정과정에 필요한 모든 절차가 끝나고 지금은 발표만 남은 셈이다.
제주도, 인천시와 경쟁을 벌이는 경주는 APEC의 정신인 포용적 성장에 맞는 도시로서 자부심을 갖고 막판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경주시는 개최지로 도전한 이유를 세 가지 들었다. △지방시대 균형발전 시작을 알리는 계기로 삼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도시 △146만명이 서명한 개최지로서 열정을 꼽았다.
경주가 비록 기초단체지만 유치 경쟁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은 지방시대 정신이다. 윤석열 정부도 균형발전을 통해 전국의 지방이 골고루 잘사는 지방시대를 열겠다는 것을 국정 과제로 삼고 있다. 경주가 지속 가능성을 가진 지방도시로서 시대정신을 살리는 모범적 선례를 남기겠다는 뜻이다.
여기에 경주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문화도시라는 특정점이 있다. 2024년 APEC 개최국 페루는 안데스산맥에 위치한 쿠스코를 선택했는데, 이곳은 마추픽추가 있는 대표적 역사문화도시다. 우리도 참고할만한 개최지가 아닌가 싶다.
APEC은 21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세계적 행사다. 회원국의 인구가 전 세계 인구의 40%다. 총교역량도 50%나 된다. APEC 행사 개최로 1∼2조원의 경제적 효과가 기대된다 한다.
경주로서는 10년 정도 도시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기회다. 정부가 지방 소도시의 발전을 획기적으로 앞당길 기회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김석기 의원은 영남권 국회의원 58인이 서명한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지지성명서를 선정위에 전달했다. 개최지로서 열정도 뒤질 게 없다. 경주는 이제 낭보만 기다릴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