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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베트남 마을 국가사업 승격에 거는 기대

등록일 2024-06-16 18:45 게재일 2024-06-1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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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봉성면 창평리에는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베트남 리왕조 후손의 유적이 남아 있다. 한국에서 3000km 떨어진 봉화군 산골에 베트남 리왕조 후손들이 모여살게 된 것부터가 특이하다.

12세기경 베트남 국명이 대월(大越)이었던 시기 제6대 황제 영종의 아들 이용성(베트남어 리롱떵)이 환난을 피해 우리나라로 피신오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당시 고려는 베트남 왕자가 피신왔다는 소식을 듣고 적극 돕기로 하고 그들에게 화산 이씨 성씨를 하사하고 봉화군 일대에 머물게 했다. 봉화군 창평리에는 충효정과 제실 등 당시 후손들이 사용했던 유산들이 지금 남아 있다.

경북도와 봉화군은 800년 전 베트남인의 봉화 이주의 역사 등을 소재로 K-베트남 밸리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훌륭한 소재가 있음에도 자치단체 재정으로는 부족해 문체부에 한-베트남 정부 간 문화교류사업인 국가사업으로 승격해줄 것을 건의했던 것이다.

지난 13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봉화 베트남 마을을 찾은 유인촌 문체부장관에게 양국 간의 미래관계 강화를 위해 국가사업으로 추진해 줄 것을 재차 건의했다. 유 장관도 “리왕조 후손의 문화와 삶을 스토리텔링해 전세계에 알리는 콘텐츠를 만들겠다”는 말을 했다.

베트남 후손들이 한국으로 건너와 세거지를 형성해 800년을 산 역사만으로 드물게 훌륭한 스토리다. 특히 한국과 베트남은 2022년 수교 30년을 맞았다. 베트남은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와의 교역이 4번째로 많은 나라다. 양국 간 상호방문도 약 500만명에 달해 인적교류도 활발하다. 또 동남아시아 한류열풍의 진원지로서 한국영화와 드라마, 케이팝이 높은 인기를 얻는 나라다. 베트남의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에 열광하는 시점에서 봉화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이 국가사업으로 추진된다면 양국의 우호증진에 도움이 되고 베트남 젊은이들이 한국의 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관광자원으로서도 훌륭하다.

인구 3만이 안되는 봉화군에 사람들이 몰려 인구소멸의 극복 효과도 얻을 수 있으나 일거삼득의 전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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