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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오물 풍선의 우려

등록일 2024-06-13 19:49 게재일 2024-06-1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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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대전 포항대 교수
윤영대전 포항대 교수

지난 5월 28일 밤, 260여 개의 커다란 오물 풍선이 휴전선을 넘어왔었다. 우리가 대북 전단을 날려 보낸 것에 대한 북한의 보복성 도발 행위이다.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

군 당국의 발표를 보면 오물 풍선은 6월 1일에도 약 600개 풍선에 담배꽁초, 폐지, 비닐, 폐건전지 등에 냄새나는 오물까지 넣어서 북서풍이 부는 날 하늘에 띄웠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 군은 6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고 이에 겁먹은 듯 북한은 6월 9일을 끝으로 대남 오물 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혀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그러나 우리는 예의 주시하며 앞으로의 상황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마음의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북한이 풍선을 날려 보내기 시작한 것은 8년 전, 대남 전단 40여 종 30여 만장을 날려 보냈었는데, 이번 오물 풍선은 합동참모본부 발표에 의하면 6월 9일까지 4회에 걸쳐 약 1300개를 날려 보냈다고 한다. 1개당 5~10kg 정도라 하더라도 10t 이상의 오물이 남하하여 전국 곳곳에 뿌려졌을 텐데 그 오염 상황이 심히 우려된다. 모두 밤 9시가 넘은 밤하늘 3km 높이에서 초속 5m 정도로 소리 없이 날아오는 3~4m 크기의 풍선을 다 발견하기란 어려울 것이고 비록 발견하더라도 전방 격추 등 대응체계가 미흡했다는 질타는 면할 수가 없겠지만 내용물이 터졌을 경우 낙탄이나 오염물 분산이라는 위험을 고려하여 공중 요격보다는 낙하 후 처리를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 오물 풍선은 서울, 경기, 강원뿐만 아니라 충청, 경상까지 날아왔고 경북은 안동, 의성을 지나 영천의 포도밭에서도 발견됐으며 370km 떨어진 포항 송라 화진해수욕장까지 날아왔다고 하니 걱정이 커질 수밖에 없다. 주택가 차량 유리창이 파손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보니 고속도로와 공항 등에 떨어졌으면 그 피해가 엄청날 것이고 도심의 경우 인명 피해도 크게 우려된다. 사실 오물 풍선 낙하로 인하여 춘천에서는 산불도 발생했고 인천공항에서는 3차례나 운행 차질을 빚었다고 한다. 만약 그 속에 생화학 물질이 있었다면 그 피해는 엄청났을 것이다. 사실 북한은 세계적인 생화학 무기 보유국이니 생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풍선 오염 물질에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 6가지 가축전염병 병원체 검사를 한 농림수산부는 아직 이상을 발견하지는 못했다고 하지만 가축분뇨나 인분(人糞)의 경우 장티푸스, 콜레라 등 전염 우려가 있으니만큼 오물 풍선을 발견하면 만지지 말고 신속히 군부대나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대북 전단 30만 장, K-팝 USB 2000개를 넣은 대형 풍선 20개를 북으로 보낸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대북 확성기 방송으로 대북 메시지 전달의 방법과 효능도 검토해 봐야한다. 풍선은 열상감시장비와 레이더로 추적이 가능하고 추락 후 화생방 신속대응팀과 폭발물처리반이 출동하여 수거하고있다. 북한은 또 29일부터 서해 NLL 남쪽으로 GPS 교란작전도 벌이고 초대형 방사포를 동해안에 발포하는 등 도발을 하고 있으니 그 속셈을 잘 간파하여 북한 공산주의의 정신적 오물이 남한에 뿌려지지 않기를 빌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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