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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보복 전쟁의 부당성

등록일 2024-06-09 18:10 게재일 2024-06-1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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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전쟁은 어느 전쟁이나 비참하다. 곧 끝날 것 같은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보복 전쟁이 8개월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무장 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인 인질사건이 전쟁을 촉발시켰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역 북쪽에서 최남단 도시 라마까지 점령하였다. 현재는 중부 부레이 난민촌과 병원까지 포격을 퍼붓고 있다.

어린이가 연일 피를 흘리고 난민 100여 명이 매일 죽어가고 있다. 이집트를 통한 구호품마저 제대로 지원되지 못하고 공중에서 투하되는 배급을 타기 위한 아비규환의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국제사법 재판소뿐 아니라 세계의 여론이 이스라엘의 침략 전쟁의 중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탱크를 앞세워 하마스를 끝까지 추적 박멸하겠다는 의지만 보이고 있다. 이집트, 카타르, 미국 등의 중재 노력도 먹혀들지 않고 있다. 이 전쟁의 부당함을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 본다.

먼저 이 전쟁은 이스라엘 대통령 네타냐후의 정권 유지라는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전쟁 발발 전부터 국정의 난맥으로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신뢰는 무너져 있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축제장의 인질 납치사건은 총리에게 가자지구 침략의 명분을 주었다. 그는 즉각 하마스의 체포 명분으로 전쟁개시를 선언하였다.

이스라엘은 압도적인 무력을 앞세워 가자지구 전역에 전면적 공격을 단행하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종전권유마저 뿌리치고 확전을 계속하고 있다.

후진국의 독재정권은 대체로 이런 안보 위기를 국내 정치 위기 극복의 수단으로 삼는다. 우리나라 과거 권위주의 정권도 소위 ‘북풍’등을 정치적 위기 극복 수단으로 이용하였다. 러시아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도 마찬가지이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보복 전쟁도 네타냐후의 정권 유지 수단일 뿐이다. 팔레스타인 피난민들이 죽어가는 이 참혹한 보복 전쟁은 하루 빨리 끝나야 한다.

둘째, 역사적으로 보아도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침략은 정당하지 못하다. 중동의 기원전 역사를 보더라도 팔레스타인은 유대인 야곱의 12지파와는 달리 별도 나라도 존립했다. 아랍인들은 아브라함의 처 사라의 여종의 몸에서 태어난 이스마엘 후손들이다.

이스라엘 서남부 지중해 연안의 가나의 520여만 명의 팔레스타인들은 1994년 자치 정부를 수립하였다. 가나의 이스라엘의 정착촌은 이미 철수되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해 장벽을 쳐서 이들의 이스라엘 진출을 막고 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영토인 골란고원과 요르단 쪽의 서안지구도 점령하였다. 1967년 3차 중동전쟁 후 이스라엘은 동예루살렘도 요르단에서 탈환하였다.

이스라엘은 전쟁을 통해 인접 영토를 확장하여 주변 인접국들로부터 비난받고 있다. 이집트, 레바논, 시리아, 요르단, 이란 등과도 전쟁 가능성은 상존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기원전부터 엄연히 존립했던 팔레스타인을 인정치 않고 점령하려는 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이스라엘이 1948년 국가를 수립하고 인접국가에 대한 전쟁을 일삼는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셋째,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에 대한 보복과 침략행위는 그들의 종교적 교리에도 어긋난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대부분 유대교와는 다른 이슬람을 신봉한다. 유대인들은 어디에 정착하든 구약만을 따르고 탈무드를 그들의 생활 지침서로 삼고 있다. 유대인들은 동족인 예수까지 배척하고 구약의 모세나 예언자들의 말씀만을 신뢰한다.

사실 따지고 보면 유대교, 이슬람교, 그리스도교도 아브라함의 후손 형제들의 종교이다. 유대교 교리 어디에도 팔레스타인인이나 인접국에 대한 잔인한 보복은 규정되어 있지 않다.

이스라엘의 인접 이슬람 국가에 대한 전쟁은 그들의 종교 계율에 배치된다. 이스라엘이 이러한 보복 행위를 반복할 때 세계인들은 유대인들을 비난 저주할 것이다. 유대인들은 다시 그 땅에서 쫓겨나 디아스포라의 험난한 길을 걸어갈지도 모른다. 이러함에도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보복을 멈추지 않고 있다. 유대인들은 두뇌가 좋고 결속력이 강한 우수한 민족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번 전쟁에서도 전 세계의 유대인들은 흩어져 있지만 그들의 조국 이스라엘을 돕는 데는 일치하고 있다. 그들은 미국의 금융시장 월가를 장악했으며 프랑스에서도 유대인들은 언론재벌로 성장하였다. 그들은 노벨상을 휩쓸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의 정치도 좌지우지하고 있다. 전 미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 올브라이트에 이어 현 국무장관 토니 블링컨도 유대계 인사이다. 이러한 유대인들의 거대한 힘이 인구 900만 명의 이스라엘의 국력으로 작동한다. 그들은 어딜 가나 돈을 잘 벌고 생활력이 강하여 공동체의 결속을 다진다. 그러나 이러한 유대인들의 힘이 반드시 정의가 될 수는 없다. 현재 전 세계의 여론은 이스라엘 편에 서 있지 않다. 그러므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의 보복 전쟁을 즉각 멈추어야 한다. 이스라엘은 피는 다시 피를 부른다는 역사의 교훈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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