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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고 침착하게 대응하자

등록일 2024-06-03 20:34 게재일 2024-06-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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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홍 포항지역학연구회 연구위원

지난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 탐사 결과와 함께 탐사시추 계획의 승인을 알렸다. 석유 문제로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전 국민의 이목이 쏠리게 된 것은 50년 만이다.

당시 많은 언론의 1면을 장식했던 영일만 앞바다의 석유 이야기는 당시 어디에선가 지하로 스며든 경유가 우연히 올라온 것을 원유로 착각하면서 오해가 커지기도 하였다. 우여곡절 끝에 1973년 2월 7일 상공부는 포항 앞바다 제6광구 1차 석유 시추 탐사작업의 90%를 완료한 시점에서 석유 발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발표하였다. 그럼에도 당시 포항 앞바다의 석유 발견의 꿈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3년 뒤인 1976년 1월 16일에는 포항 영일 일대 석유광업권을 국가서 집행하고 민간인 광구 설정은 불허한다는 결정도 나왔다. 이후로도 포항 앞바다 일원의 석유 탐사는 본격화돼 30개소에 시추작업이 추가로 이뤄지기도 하였다. 결국 1977년 1월 15일 당시 상공부 장관은 재차 포항의 석유탐사는 진전이 없다고 언명하였다. 그 이후 포항 앞바다의 석유 이야기는 마치 전설과 같은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그런데 다시 50여 년이 지난 지금 새로운 불이 붙었다.

50년 전보다 더욱 과학기술이 발전한 지금의 물리 탐사 결과는 차원이 다를 것이기에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사실 포항의 지하에 가스전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은 당장 수년 전부터 철길숲의 불의 정원이 증명하고 있지 않은가 말이다.

나중 확인이 되어야만 하겠지만 적어도 영일만 앞바다가 분쟁 수역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에는 경제적으로 큰 긍정적인 효과를 주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우리나라가 석유제품 수출국이기는 하지만 수출하는 석유화학 제품의 원재료인 원유를 모두 수입하기에 국가 차원에서 수익이 극대화되기는 한계가 있다.

그런 면에서 만약 영일만 앞바다에서 대규모의 원유나 가스전이 발견되어 실제 상업 생산에 들어간다면 우리나라의 석유화학제품의 가격경쟁력만큼은 크게 개선될 여지가 크다.

포항의 경우에는 향후 생산기지가 될 곳과의 직선거리가 어느 정도일지는 모르겠지만 이후 내륙으로 원유나 가스를 이동시켜 임시로 저장할 시설 등을 해안가 어디엔가 만들 수도 있다. 포항철강공단에서는 이와 관련된 저장장치, 수송장치 등에 필요한 강관이나 관련 설비를 생산하기 위해 모처럼 가동률이 올라갈 수도 있을 것이다. 당연히 이로 파생되는 어떠한 형태로든 새로운 고용 창출, 인구의 유입과 그로 인한 소비산업과 서비스업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겨우 탐사 시추계획을 승인했을 뿐이다. 호들갑 떨 때는 아니다. 앞으로 실제 포항 앞바다에서 석유나 가스가 나더라도 그 소유권은 포항시와 무관하다. 따라서 포항시나 경상북도는 이 사업이 성공할 경우를 대비하여 최대한 그 낙수효과가 포항시, 경상북도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금부터 다양한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냉정하고 침착하게 대응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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