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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쓰레기와 SRF발전선박, 그리고 바다의 날

등록일 2024-05-30 20:19 게재일 2024-05-3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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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찬 포항환경연대 공동대표

5월 31일은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날은 국가마다 다르다. 우리나라는 장보고 장군이 청해진을 설치한 날로 정했다. 미국은 5월 22일, 일본은 7월 10일이다. 흥미로운 것은 바다가 없는 볼리비아에도 바다의 날이 있다는 것이다. 그 날이 3월 23일이다. 이 날은 볼리비아가 칠레에게 전쟁에서 패해서 바다를 빼앗긴 날이다. 다시 바다를 찾기 위해 온 국민이 마음을 다잡는 날이다. 이렇듯 국가에게는 영토가 중요하다. 독도는 경상북도의 땅이고, 대한민국의 영토이다.

유엔(UN)에서 정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있다. 전 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기 위해 2030년까지 유엔과 국제사회가 달성해야 할 목표이다. 2015년 유엔에 의해 채택되었다. 지속가능발전 목표에는 양극화 해소, 빈곤퇴치, 성차별 종식 등 17개 목표가 있는데 그 중에 해양생물보호가 들어가 있다.

세계적으로 바다를 지키고 해양생물을 보호하자는 운동이 활성화되고 있다. 그린피스가 고무보트를 타고 석유시추선, 러시아 군함, 일본 포경선에 달려드는 용감한 그린피스 투사들의 사진을 우리는 자주 보게 된다. 인간으로서 지구공동체를 온전하게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빠른 속도에만 관심이 있는 인간종들과 쟁투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린피스는 후원금을 받을 만한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우리 모두가 그린피스처럼 살아갈 수는 없는 일. 일상생활에서 직장을 다니고, 아이들을 키우고, 이웃들과 어울려 살아가는 지역공동체에서 사회활동, 경제적 활동을 해야 만이 우리의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일상의 시민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환경운동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활동에서 환경산업과 환경운동이 결합해야 일반시민들의 호응을 받을 것이라고 필자는 믿고 있다.

바다에는 해양쓰레기로 몸살이다. 아니 몸살을 넘어 생명에 해가 되기 시작하였다. 플라스틱 음료수 페트병이나 수산 양식에 사용되는 부표는 해양에서 제대로 수거되지 않는다면, 작은 조각으로 파편화가 진행된다. 하나의 작은 쓰레기가 바다에서는 수십만 개의 작은 오염원으로 나쁜 영향을 끼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분자화 되어가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해 해양생태계를 넘어 우리가 먹는 식품의 안전이나 사람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치는 범위로 넘어서게 된다.

2015년에 발표되어 자주 인용되는 잠벡(Jambeck)이란 학자의 논문에서 육상에서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양이 480만~1270만t으로 추정하였다. 또 우리나라의 해양쓰레기 연간 발생량도 2018년 기준으로 14만5000t 정도라고 한다.

태평양 공해상에 떠 있는 쓰레기 지대의 총량이 7만9000t 정도라고 하고, 그 쓰레기 지대의 면적은 180만㎢로, 남한 면적의 16배 정도이다. 진짜 쓰레기양이 어머어마한 것이다.

몇 년 전 세계자연기금(WWF)이 낸‘플라스틱오염이 해양생물, 생물다양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에서 해양생물종의 88%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전체 바닷새의 90%, 바다거북의 52%가 플라스틱을 섭취한 것으로 추산되며, 인간도 매주 신용카드 1장 분량의 미세플라스틱을 먹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죽은 고래 배 속에서 플라스틱 컵과 비닐봉지 등이 잔뜩 쏟아지는 사진이 찍히는 상황이 해양생태계의 현실인 것이다.

포항은 해양관광도시를 지향한다. 포항의 근대화를 일으킨 산업인 철강산업에서 문화적으로 더욱 나아가, 친환경탈탄소 철강산업이 성공하고, 배터리산업, 해양관광산업으로 포항지역공동체가 발전하려면 바다에 대한 특별한 계획이 필요하다. 매년 바다로 유입되는 수십만t의 해양쓰레기,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선박을 이용한 SRF(고형폐기물연료) 발전소를 계획해 볼 단계가 아닌가 생각한다.

필자가 알기에 국내기업 중에 선박 위에 발전소를 설치하여 노르웨이로 수출한 기업이 있다고 듣고 있다. 발전소에 사용되는 경유 대신에 해양 플라스틱쓰레기(SRF)를 사용하는 선박발전소가 건조되고, 그 발전소에서 만들어진 전기에너지를 포항의 배터리에 저장하여 육지로 갖고 올 수 있다면 해양생물, 해양생태계의 지속가능한 안전과 평화는 더욱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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