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지난 2012년 전국 처음으로 실시한 대기업 유통업체의 지역기여도 조사가 10년 넘게 시행되고 있다.
자본력과 대형매장을 앞세운 대기업 유통업체의 지역시장 잠식을 견제하고 지역과의 상생경제를 도모하자는 취지의 이 제도는 이제 어느 정도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
특히 대구시는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의 의무 휴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하는 파격적 조치를 취했고, 이로 인해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와 지역경제가 상생 길을 찾는 선도도시로 주목을 받는다.
대구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8개 대형유통업체에서 26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업소는 대구시의 지역기여도 가이드라인에 따라 매년 10개 항목에 걸쳐 심사를 받는다. 주요 내용은 지역제품, 지역금융기관 이용, 물가관리, 지방세 납부 등으로 대기업이 지역과의 상생경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지난해는 백화점 ‘더 현대 대구’가 지역기여도 부분에서 최고 평가를 받아 2년 연속 베스트업체로 선정됐다. 더 현대 대구는 지역금융 이용, 용역서비스 지역발주, 지역인력 고용, 지역상설매장 설치, 영업이익 환원 등에서 만점을 받았다. 현대는 “앞으로 전통시장과의 상생활동 및 문화예술 분야에도 새로운 사업을 기획한다”고 밝혀 대기업으로서 상생경제에 모범을 보일 예정이다.
지금 우리경제는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다. 시장상인을 비롯 소상공인 상당수가 점포 문을 닫아야할지 모르는 고민에 빠져 있다. 대기업에서 작은 일감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소중한 기회는 없을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경제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절실하다.
수도권 집중으로 야기되는 지방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도 지역에 진출한 대기업 유통업체의 지역경제 기여는 매우 중요하다. 국가가 추진하는 지역균형 발전에도 기여하는 방법이다.
대구지역에 진출한 대형유통업체들이 지역에서 번 돈을 지역인력 고용이나 지역상품 구매, 지역사회 환원 방식으로 되돌린다면 그것이 곧 지역경제 상생효과다. 대기업 유통업체의 더 많은 분발이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