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2월 8일자 기사에 “마지노선 넘었다… ‘속수무책’”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최근 1년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처음으로 1.5℃를 넘어선 것으로 관측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2월 8일 보도했다. 1.5℃는 국제사회가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 약속한 마지노선이다. BBC는 EU(유럽연합) 기후감시기구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 (C3S)의 데이터를 인용해 지난해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년간 지구 평균 기온 상승폭이 산업화 이전 대비 1.52℃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 기온 상승 폭을 2050년까지 1.5℃ 이내로 유지하기로 195개국이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COP21)을 통해 목표로 정한바 있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연구소의 서맨사 버지스 부소장도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히 줄이는 것만이 지구 온도상승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2월 2일자 SBS 기사에서는 “탄소 중립만으론 지구온난화 못 막는다… 바다의 역습”이라는 기사를 올렸다. 대기 중의 온실효과로 발생하는 열의 90% 이상이 해양에 저장된다는 것이다. 즉 현재는 바다가 열을 흡수해 지구 온난화 속도를 늦추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열을 저장하고 있던 바다가 다시 대기 중으로 열을 방출하는데 현재 기후변화 상황이 그러한 되돌릴 수 없는 터닝포인트를 향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탄소배출 감소를 넘어 지구의 열을 종합적으로 낮출 수 있는 추가적인 방안을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이 경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2월 15일자 전기신문에는 “글로벌 태양광 성장세 무서운데… 한국만 뒷걸음질”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지난해 글로벌 태양광 설치량이 400GW를 돌파했으며 올해 사상 첫 500GW를 넘어설 것이라는 내용이다. 중국과 미국이 이끌어 나가는 태양광 설치량의 엄청난 글로벌 성장세에 비해 한국은 지난해보다 15% 감소해 2.5GW 안팎이라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설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것이다.
2월 27일자 경향신문 기사에서는 “한국에 경고장 날린 ‘슈퍼 을’ 기업이 탈 원전 선언”이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세계 1위 반도체 장비 기업인 네덜란드의 ASML이 2040년까지 자사와 고객업체를 포함한 기업의 모든 생산, 유통 과정에서 넷제로를 달성하겠다고 선언 했다는 것이다. 고객사도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해야 하고, 그러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가능성을 내비추었다.
3월 2일자 CBS 노컷뉴스에서는 “원전으로 만든 전기는 안된다? 기업들 전전긍긍”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글로벌 기업, 친환경 목표 달성에 고객·납품사 동참 요구 원전 생산 전력 배제한 RE100 요구. 불응엔 불이익 우려 국내 100% 재생에너지 전력 10% 수준. 용어 혼재에 혼란도’ 이런 부제와 함께.
2월 6일 전기신문(기자의 눈)에 “기업 생사 달린 RE100 실종된 산업부 업무계획”이라는 기사가 실렸다. 부제는 ‘원전 24 재생 17 무탄소 15 태양광 4 풍력 3 RE100 0’. ‘한국이 우리만의 기준(CFE)을 외치는 사이 중국은 재생에너지 세계 선두의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쓰고 있다.
2월 27일 경향신문 기사엔 “한동훈 ‘RE100 알면 어떻고, 모르면 어떤가’”라는 기사가 올라왔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기후위기 관련 총선 정책을 발표하면서 한 말로 “RE100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더더욱 그렇다. 우리는 탄소를 낮추는 것을 중심으로 가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간단히 살펴본 근래 기사들이다. 정부의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해 온통 걱정이 앞서고 EU, 미국, 중국 이제 더 나아가서 중동 산유국들조차도 재생에너지 기반 에너지 전환 경쟁에 뛰어드는 형국인데 우리나라만 무대책이라는 것이다.
지난 수 백 년 간 에너지 패권을 쥔 나라가 세계 질서를 주도했다. 산업화 초기엔 석탄에너지 기반 산업혁명을 주도한 영국과 유럽이, 그리고 석유에너지 기반 산업혁명을 주도한 미국이 오늘날까지 세계 질서를 주도하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우리가 재생에너지라고 부르는 햇빛과 바람과 빗물을 바탕으로 하는 ‘자연에너지’는 지구상의 어느 나라든지 에너지를 자립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주어져 있고, 값없이 무한 재생이 가능하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우리 국토를 지혜롭게 활용하면 에너지 자립이 충분히 가능하다.
2022년 우리나라 무역적자가 472억 달러인데 그해 에너지 수입에 쓴 돈이 1천908억 달러다. 우리나라는 자원도 부족한데다가 수출에 목매다시피 하는데 에너지 자립을 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인들 못할 것인가.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에너지자립이 힘들다”, “우리나라는 RE100이 힘들다”는 말을 아무나, 아무 생각 없이, 아무렇게나 내 뱉는다.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일어선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우리나라는 안된다”는 의식이 팽배한 나라가 되었을까?
대통령은 대통령경선 TV 토론에서 “RE100, 현실적으로 가능하겠어요?”라고 하더니 여당 비상대책위원장 또한 “RE100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 라고 말한다. 정치인들로부터 “해낼 수 있다”는 긍정적, 진취적인 말을 듣고 싶다. 뉴스에서 재생에너지를 선도해 가는 한국을 이야기하는 기사로 넘쳐나는 날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