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 의석수 감소 위기” 與, TK 낮은 사전투표율 고민거리
22대 총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총선 최고인 31.28%를 기록하면서 여야 모두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본투표에서도 지지층의 결집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5∼6일에 걸쳐 진행된 사전투표의 최종 투표율은 31.28%다. 지난 21대 총선(26.69%)보다 4.59%포인트 높은 투표율이다. 야당의 ‘정권심판론’, 여당의 ‘이·조(이재명·조국) 심판론’이 맞붙으면서 투표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 2014년 사전투표가 처음 도입된 후 올해로 10년을 맞이하면서 국민들이 제도에 익숙해졌다는 점도 사전투표율을 높이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7일 “적극적인 사전투표 참여 독려에 지지자들이 화답한 것”이라며 “‘높은 사전투표율은 진보 정당에 유리하다’는 통념이 이번에는 깨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국민의힘 박정하 공보단장은 논평을 통해 “이번 총선의 국민적 염원이 모여 국민의힘을 향한 결집을 이룬 것”이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은 오만하고 부도덕한 민주당을 향한 국민들의 분노와 심판의 의지가 얼마나 큰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도 “우리가 얼마나 범죄자에 대해 화가 났는지 보여주기 위해 여러분이 사전투표장에 나갔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 사전투표율이 낮다는 점은 부담이다. 대구(25.6%)와 경북(30.75%)은 지난 총선 보다 각각 2.04%, 2.05%포인트 높았지만 전국 평균보다 낮은 사전투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본투표장으로 TK유권자들을 얼마나 많이 끌어들이느냐가 최대 과제다. 보수 유권자들이 투표하지 않을 시 국민의힘 비례대표 정당 의석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반면,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 대응 부실 책임 등 정권 심판론이 부각된 결과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투표하지 않은 몫만큼 이 사회 기득권자가 차지하게 된다”고 여권에 날을 세웠다.
민주당 중앙선대위 강선우 대변인도 “역대 총선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을 통해 하루라도 빨리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성난 민심이 확인됐다”며 “위대한 국민께서 투표로 주권자의 힘을 보여주셨다”고 평가했다.
이제 관심은 22대 총선 최종 투표율이다. 지난 총선 투표율인 66.2%를 넘어설 것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본선거 당일에는 투표율이 떨어질 것이란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특히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 낮으면 여권에 유리하다는 속설이 있지만 최종투표율이 70%를 넘은 지난 대선 사례를 살펴볼 때 여야 유불리는 섣불리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