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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온도를 높이자

등록일 2024-02-01 18:54 게재일 2024-02-0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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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대전 포항대 교수
윤영대전 포항대 교수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여러 가지 이웃돕기 성금 모금 행사가 이루어진다. 올해도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는 전국 17개 시·도 곳곳에 빨간 사랑의 열매가 그려진 ‘사랑의 온도탑’을 세우고 작년 12월 1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62일 동안 ‘기부로 나를 가치 있게/ 기부로 세상을 가치 있게’라는 슬로건으로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온정의 손길을 모았다. 현금이나 의류 등 현물로도 사랑의 열매를 거두며 목표액의 1%가 모아질 때마다 사랑의 온도가 1도씩 올라가는 사랑의 온도탑은 2주 전에 일찌감치 전국 목표액 4천349억을 초과 달성하여 최종 109.6도를 기록하고 우리 국민의 이웃사랑 실천의 힘을 보여주었다.

모인 기부금은 지역사회 안전지원을 기본으로 저소득 가정과 사회 돌봄, 교육 및 자립지원에도 나누어져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시키고 복지인프라 구축 등에 쓰이고 있다.

포항은 16억5천, 경주는 8억원의 목표치를 넘었고, 경북은 서울 부산 충북과 함께 45여 일 만에 100도를 조기 달성했었지만 대구 등 몇몇 지역은 목표 달성에 마음을 조여야했다.

이는 최근 경기부진으로 기업과 자영업자의 참여가 적어서 기부 한파(寒波)가 닥쳤다고 하지만 고액 기부금뿐만 아니라 십시일반의 사랑을 보여준 개인 참여가 과반을 넘어 100도 돌파에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를 뒤집고 목표달성을 향한 사랑의 불꽃을 활활 피웠다. 여기에 안동의 85세 어르신은 빈병을 팔고 자식들의 용돈을 보탠 45만원을, 상주의 80세 어르신은 5년 동안 모은 동전 수천 개로 70만원을 기부하였다는 훈훈한 얘기도 들린다.

흔히 우리는 기부 선행을 원할 때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즉,‘가진 자들의 선행(善行)’을 기대하고 있지만 어려운 생활 속에서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아웃을 도와 달라며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전달하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기부 나눔 문화를 확산해가는 단체는 적십자 희망나눔 성금을 비롯하여 민간 아동복지전문기관인 ‘초록우산’과 글로벌 아동권리전문 NGO인 ‘굿네이버스’, 홀트아동복지회 등이 있어 꾸준히 아동들의 행복을 위한 보호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작년 1월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금’도 목표액 65억보다 약 40% 많은 90억이 모아져 저출산과 고령화에 의한 지방소멸 위기대응책을 세우고 주민 복리와 청소년 육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국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소식을 듣고 포항 사랑의 온도를 살펴보려 포항시청 앞 광장에 갔더니 작년 12월 5일 세워졌던 빨간 사랑의 온도탑은 치워지고 없었다. 벌써 100도를 달성한 탓일까? 쌀쌀한 날씨에 사랑의 열매를 헤아릴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그 사랑의 흔적을 볼 수 없어 섭섭했다.

아침에 베란다에서 똑똑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나기에 살펴보니 꼭 잠그지 못한 수도꼭지에서 작은 물방울이 밤새 떨어져 커다란 물통에 가득 고여 있었다. 적수성연(積水成淵)-작은 물방울이 모여 연못을 이루듯 시민들의 작은 정성이 사랑의 온도를 높여가면 우리사회가 더욱 따뜻해질 것이다. 가득 고인 물을 떠서 목말랐을 화분에 뿌렸더니 꽃잎에 생기가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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