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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와 기업이 살길 ‘농지 태양광 농사’가 답이다

등록일 2024-01-07 18:21 게재일 2024-01-08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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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현복(사)한국혁신연구원 이사장
위현복(사)한국혁신연구원 이사장

우리나라에서 전통적인 마을을 그려보라고 하면 북향에 야트막한 산과 중간에 햇볕이 가득한 마을과 남향에 개천과 들판이 있는 남향받이 마을이 그려질 것이다.

우리는 배산임수(背山臨水)를 사람 사는 마을의 최적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옛날부터 사람 사는 곳과 농사 잘 되는 곳은 산과 강과 들이 잘 어우러지고 햇빛과 바람이 풍부한 곳이다. 이런 곳은 사람 살기도 좋고 농사짓기도 좋아서 작게는 마을이 들어서고 크게는 도읍이 들어섰던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도시도 규모만 다를 뿐 모양은 대동소이하다.

기후 위기를 맞아 탄소중립을 달성하고자 태양광과 풍력 등 무한 재생이 가능한 에너지원을 찾아 재생에너지 사업을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이유로 농지를 제외하고 태양광 발전 부지를 찾고 있다. 농지를 제외하니 주택, 공장, 축사의 지붕, 주차장 옥상 등을 빼고는 태양광을 설치할 곳이 없어서 태양광 발전이 한계에 부딪혀 우리나라는 태양광 하기에 땅이 좁다는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햇빛이 가장 풍부한 농지를 제외하고 태양광 설치할 땅을 구하기는 힘들다. 유럽, 미국, 일본, 중국 등 태양광 선진국에서도 태양광 발전은 주로 도시 주변 농지에서 한다. 그리고 아무리 햇볕이 좋아도 재생에너지가 쓰이는 곳과 멀리 떨어져 있으면 송전선로 문제로 인해 득보다 실이 많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67%가 산지이고 농지는 15%이며 나머지는 도시, 마을, 도로 기타 산업시설이 차지한다. 따라서 농지를 빼고는 태양광을 설치하기에 적당한 대규모 땅을 찾기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태양광이 필요한 곳은 대도시와 대규모 산업단지인데, 이런 곳들은 대부분 넓은 평야지대에서 농지에 둘러싸여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즉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된 전기가 필요한 도시와 산업단지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서는 도시와 산업단지를 둘러싸고 있는 농지(대부분 절대농지)에서 태양광 발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절대농지에 건축시설물을 설치할 경우 8년 만에 원상복구 시켜야 하는 농지법 규정으로 인하여 수명이 최소한 25년에서 거의 무한대에 가깝고, 원가 회수에 5·6년 정도 걸리는 태양광발전 시설을 할 수가 없다.

도시와 산업단지에 인접한 농지에서 태양광 발전을 해서 바로 전기를 공급한다면 부족한 송전선로 문제도 해결될뿐더러 버려지고 방치된 농지가 재생에너지 생산의 주역으로써 에너지 안보를 책임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각종 명목으로 농촌, 농민에게 뿌려지는 연간 10조를 넘어서는 지원예산도 절감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농지는 150만ha로 농가 한 가구당 1ha 약간 상회하고 있다. 이 농지 중 24% 즉 36만 ha에 해당하는 농지에 태양광을 설치한다면 1억 2천만kWh 이상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서 원자력 발전을 기저전력으로 30% 가량 사용할 경우 우리나라의 탄소중립은 달성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생산되는 태양광은 15년쯤 지나면 효율이 두 배로 높아져서 앞으로 전기 사용량이 늘어나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농지 태양광과 함께 소형 풍력발전을 농지 주변에 적극적으로 활성화시킨다면 혹여나 부족한 재생에너지 조달 또한 가능할 것이다.

소형 풍력발전은 아침, 저녁이나 날씨가 흐린 날 산바람, 골바람, 비바람으로 태양광 발전을 보완할 수 있다. 하루 동안 발전량도 태양광의 2·3배에 달하며 소요 부지도 태양광의 10%면 된다. 우리나라는 지역에 따라 하루 8시간 이상 15시간 정도 바람이 분다.

인건비 건지기도 힘든 농업을 바탕으로 매년 정부 보조금 10조 원 정도에 매달려 살아가는 농민들에게 매년 20조 원 이상(첨단 스마트팜 융복합산업인 경우 60조 원 내외 소득 창출)의 태양광 발전 소득을 통해 농촌이 살아나고 소멸해 가는 지방이 소생하게 될 것이다. 또한 산업단지는 농지 태양광 발전으로 재생에너지를 충분히 공급받아 RE100을 달성하고,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립’을 달성함으로써 새로운 미래가 열리게 될 것이다.

2022년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는 472억 달러인데, 한 해 동안 에너지 수입액은 1천908억 달러로 총 수입액 7천312달러 중 26%에 달한다. 농지 태양광 발전을 통해 에너지 수입의 50%만 줄여도 우리나라는 무역흑자 국가로 돌아선다. 농지 태양광으로 에너지 자립도 이루고 무역흑자 국가로 돌아설 수 있다. 농지 태양광이 무역적자 해결책이며 미래 우리나라 발전의 신성장 동력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새해에는 우리 민족의 삶의 터전이었던 농지가 나라를 살리고 지방도 되살리고 농촌과 농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도록 ‘농지 태양광 농사’를 적극 살려나가야 하겠다. 농지 태양광 발전을 통해서 농촌과 농지가 RE100이 시급한 수출 기업들에게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충분히 공급해 주고 기업들이 RE100 경쟁력을 바탕으로 쑥쑥 커나갈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원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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