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지율 덫에 빠졌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지금까지 30%대 지지율에 갇힌 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낮은 지지율 탓에 국정 운영의 동력을 찾기가 쉽잖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치와 정책 실종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지율이 높으면 정책을 뜻대로 추진할 수 있다, 반면 낮으면 마음대로 못한다. 게다가 거대야당은 머릿수로 밀어붙이며 윤 정부의 각종 정책에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윤 대통령은 서슴없이 민감한 문제에 달려들고 있다. 외국 언론마저 상식과 반대로 가는 윤 대통령을 주목하고 있다. 얼마 전 미국의 ‘디플로맷’은 ‘윤 대통령이 보편적인 통념과 거꾸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30% 대의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 한국의 병폐를 해결하겠다며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높은 지지율과 여당이 과반을 넘어 안정적인 정국 운영이 가능했는데도 이를 피해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비교했다.
윤 대통령이 잘 못했다간 본전도 찾기 어려운 국민연금, 의료, 교육 등 3대 국정과제를 손보겠다고 덤벼들고 있다. 3대 국정과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한 문제들이고 후손들을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그런데도 지난 정권에선 이를 방치했다. 건드려서 득 볼 일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여러 집단의 이해가 난마 같이 얽혀있고 이해 조정이 쉽잖다. 잘못 건드렸다간 욕먹을 일 밖에는 없다. 정치적 비용과 후폭풍이 만만찮아 역대 대통령들도 섣불리 다룰 수 없다고 판단, 후임자들에게 떠넘긴 뜨거운 감자였다. 민감한 이슈는 현상유지가 가장 손쉬운 처방이다. 물론 후손들이야 죽건 말건 상관않는다면 말이다. 문제는 미룰수록 더욱 복잡해지고 꼬여 해결에 노력과 비용이 훨씬 많이 든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 3대 개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인기는 없지만,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했다. 의대 정원 확대도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여론이 뒤를 받쳐주면서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결국 힘이 있나, 없나가 아닌 의지의 문제였다. 의사집단의 강경한 반발도 숙지는 분위기다. 더이상 반대만을 위한 반대는 어려운 상황이다. 여론을 등에 업은 대통령의 저돌적인 밀어붙이기에 강경 노조와 의사집단이 고개 숙이고 있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선거를 불과 4개월 여 앞두고도 표 떨어질만한 문제를 자꾸 건드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이 원하고 방향이 맞다면 윤 대통령의 저돌적인 정책 추진이 한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 말고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유희나 오락 혹은 쾌락에 젖지 말고 관심도 가지지 말라 /꾸밈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은 ‘숫타니파타’라는 경전에 나오는 내용의 일부다.
윤 대통령의 거침 없는 행보에 많은 국민들이 박수를 보낸다. 국민만 보고 무소의 뿔처럼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