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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훈 반도체 센터장 “구미, 대형 팹 유치보다 공급망 핵심 거점 전략 세워야”

류승완 기자
등록일 2026-06-15 23:38 게재일 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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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전자정보기술원 이왕훈 반도체 센터장

전남과 광주를 중심으로 한 호남권의 반도체 산업 육성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구미의 반도체 산업 전략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전남의 반도체 생산시설(팹) 유치 추진과 광주의 첨단 패키징 산업 거점화가 현실화될 경우 남부권 반도체 산업의 중심축이 빠르게 재편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미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위기이자 기회’이다.  구미가 대기업 메모리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에만 매달릴 경우 오히려 전략적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신규 대규모 팹 유치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에서 보다 현실적이고 차별화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구미가 보유하거나 확보 가능한 민간 팹을 적극 활용하고 국방 반도체 상생 파운드리와 SiC(실리콘카바이드) 전력반도체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한 제조 생태계를  새로이구축해야 한다. 단순히 대형 생산시설을 유치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국가 반도체 공급망에서 반드시 필요한 제조·소재·부품·장비(소부장)·고신뢰성 실증 거점으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

국방 반도체와 SiC 전력반도체를 구미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수 있다. 국방 반도체는 고신뢰성과 장기 운용, 단종 부품 대응이 필수적인 분야로 안정적인 수요가 기대된다. SiC 전력반도체는 전기차와 미래 모빌리티, 에너지 산업 성장에 따라 수요 확대가 예상되는 차세대 반도체로 높은 전력 효율과 극한 환경 대응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두 분야 모두 구미가 오랫동안 축적해 온 제조업 기반과 방위산업, 전자부품 산업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분야로 평가된다.

광주가 추진 중인 첨단 패키징 산업과의 협력 가능성도 주목된다. 광주가 첨단 패키징을 담당하고 구미가 제조와 소재·부품·장비, 실증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 분담 체계가 구축될 경우 남부권 반도체 생태계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호남권의 반도체 산업 육성을 단순한 경쟁 구도가 아닌 상생과 역할 분담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경북과 구미가 전략적으로 대응할 경우 호남권의 팹 유치 움직임은 구미의 위상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아니라 남부권 반도체 생태계에서 독자적 역할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구미 지역 민간 팹 현황 조사 △국방 반도체 상생 파운드리 기획 △SiC 전력반도체 밸류체인 구축 △광주 첨단 패키징 산업과의 연계 △중앙정부 국비사업 확보 등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다. 구미가 먼저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정의하고 경북도가 정책과 예산으로 이를 뒷받침할 때 남부권 반도체 혁신벨트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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