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1월 셋째 목요일이 되면 대학수학능력시험 즉, ‘수능’이 치러진다. 1994년도부터 실시해 오고 있고 문이과 통합 수능으로는 세 번째이며 전국 84개 시험지구의 1천200여 개의 시험장에서 치러졌다. 그동안 몸과 마음을 다해 공부한 50만4천여 명 수험생은 이제 긴장을 풀고 본인이 원하는 대학지원에 온 정신을 쏟아야겠지. 이중 N수생(재수 이상 수험생) 및 검정고시 출신이 17만8천여 명으로 35% 이상이 되어 28년 만에 최고라고 하는데, 최고 상위권 학생의 ‘의대 열풍’과 킬러 문항 배제 소식에 반수생(半修生·대학을 다니다가 중간에 재수하는 학생)들이 가세한 탓이라고 본다.
수능 과목의 국어, 수학, 사회·과학 탐구는 상대평가이고 한국사, 영어 또는 제2외국어, 한문은 절대평가인데 한국사는 우리 역사에 대한 기본 교양 평가이며 미응시자는 전 과목이 무효 처리된다. 이번 수험생들이 약간 혼란을 느꼈을지도 모른다는 견해는 지난 6월 입시 비리 관점에서 불거진 ‘사교육 카르텔’ 논란으로 대통령이 사교육 경감방안을 요구하며 소위 초고난도 문제라는 킬러 문항 배제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수능 출제 위원과 학원 사이에 출제 문항의 정보를 주고받았다는 사실로 학원가에 빨간불이 켜지기도 했다. 이에 오히려 ‘물수능’이 되지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지만 사교육비를 줄이려는 계획이라는 말에 그 연관성에 약간의 의문을 갖게한다. 그러나 사교육이 엄청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 공교육 중심의 공정한 수능을 실현하여 고교 이상 학력이면 여태껏 배운 실력으로 유추하여 해답을 얻는 정도의 문제이면 족하리라 본다. 수능성적은 대학마다 과목·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르므로 지원할 때 잘 파악하여 불이익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근래 와서 대학은 반도체 및 첨단과학 관련 학과를 신설하거나 증원하려 하고 의대 쏠림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올해의 수시 모집에서 보여준 의대 경쟁률은 수도권이 61대 1이고 지방의 29개 대학은 18대 1인 것을 보면 의약학 계열 지망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나아가 우리 국민의 교육 의식을 엿볼 수 있다.
‘말이 나면 제주로, 사람은 서울로’라는 말이 있다. 제주도에서 키운 말이 품질이 좋듯 인재도 서울에 몰리고 있는 현실이다. 교육 평준화…. 참 어려운 말이다. 천재는 천재로 키워야 하지 않을까. 근래 4년간 SKY대학 정시합격자의 70%가량이 수도권 출신이라는 통계가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 대학 소멸 위기가 닥쳐오는데 이에 대한 국가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영유아 10명 중 6명 이상이 사교육 즉, 선행 학습을 받는데, 연간 3개 이상 사교육을 받는 영유아는 수도권이 비수도권의 3배 이상이고, 전국 초등 1학년 학부모 1만1천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연간 300만원 이상 사교육비를 지출하는 집이 약 26%라고 하니 온갖 희생을 감수하고 자식들 교육에는 최선을 다하는 우리 국민의 교육열은 아마 세계 최고가 아닐까!
코로나 확진자, 유증상자도 같이 치른 이번 수능으로 독감 환자가 늘고 있는 겨울의 초입에 우리 사회도 별 탈이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