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이 미국흰불나방 유충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송충이 비슷한 유충들이 수십 수 백 마리씩 무리지어 활엽수 잎에 달라붙어 나무 하나 정도는 며칠 사이에 벌거숭이로 만들어버린다.
유실수는 물론 도심의 가로수와 공원 조경수 등 수종을 가리지 않고 잎을 갉아 먹어 피해를 입히고 있다. 최근 한강 변에서 많이 발견돼 송충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산림청도 3단계 경계령을 내리는 등 비상이다.
1958년 미국흰불나방이 국내에 처음 들어온 후 65년 만의 일이다. 미국흰불나방 유충은 예전에도 대량 발생한 적이 있다. 하지만, 올해처럼 극성인 때는 드물다. 곤충학자 등 전문가들은 지난 여름 잦은 비와 가을까지 이어진 고온 현상이 영향을 미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잊혀졌던 ‘빈대’가 다시 출몰했다. 프랑스에서 빈대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는 외신이 전해진지 얼마되지 않았다. 국내 곳곳에서 수십 년 전 박멸돼 사라졌던 빈대가 다시 발견됐다. 대구 계명대 기숙사와 인천 서구의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찜질방에서도 발견됐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방역도 쉽지 않다.
얼마전 부산항 컨테이너 야적장에서 남미 원산의 붉은불개미 50마리가 발견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붉은불개미는 사람이 물리면 호흡곤란을 일으킬 정도다. 또한 경남 창원에서는 나무를 갉아 먹어 목조건축물에 피해를 주는 미국 캘리포니아 원산의 흰개미가 발견되기도 했다.
해충의 출현은 지구 환경 변화 즉 온난화의 영향이 크다. 앞으로 어떤 미 기록종의 해충이 내습할 지도 알 수 없다. 보건 위생 청결과 꼼꼼한 방제가 필수적이다. 지구 온난화 해결을 위해 전 지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홍석봉(대구지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