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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줄 알아야

우정구 기자
등록일 2025-11-04 16:30 게재일 2025-11-05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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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ond alt text국감이 끝나고 또다시 국감 무용론이 고개를 들었다.

지난달 13일부터 시작한 국감은 국민 기억엔 정쟁과 막말, 욕설로 얼룩진 국감이다.

행정부를 견제 감시하는 공적인 기능은 고사하고 싸움으로 일관한 모습들만 기억에 가득히 남았다. 여당을 견제해야 할 야당의 한방도 나오지 않았다. 과거 흔히 발표한 고발성 내용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증인 채택도 여당 입맛대로다. 도대체 국감장인지 나를 위한 정쟁의 장인지 분간키 어려운 장면만이 주권자인 국민의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이다.

심지어 딸의 결혼식을 국감 기간에 국회에서 치르게 하는 기상천외한 일까지 벌어졌으니 국민들은 아예 안중에 없는 것 아닐까. 그래서 3불 3무의 국감이라 부른다. 정책, 예의, 스타 없는 3무와 불통, 불신, 불만으로 가득한 3불 국감이란 말이다.

20여 일 동안 300명의 국회의원들이 국감장을 휘젓고 다니며 요란을 떨었지만 과거 흔하게 등장했던 국감 스타 하나 만들지 못했다. 시민단체는 22대 국감을 역대 최악이라 평가를 했다. 당연하다.

문제는 국감 무용론이 쏟아져 나오고 있음에도 그들은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공자는 진정한 선비가 뭐냐는 제자의 물음에 답했다. “내 행동의 부끄러움을 알고 일을 맡았을 때 군주를 욕되지 않게 하면 진정한 선비”라고 했다. 선비란 지금의 지식인이다. 정치인 스스로가 지식인이라 자부하면 부끄러움부터 알아야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13대 국회에서 균형 있고 날카로운 질문으로 국감 스타에 올랐다. 그를 기억한 국민은 15년 뒤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잘못한 것을 반성하며 부끄러움부터 배우는 정치인이 돼야 하지 않을까.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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