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에 튀기면 구두도 맛있어진다”는 농담이 있다. 실제로 구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식재료는 끓는 기름에 넣어 일정 시간 튀겨내면 어느 것 할 것 없이 맛있다. 채소와 육류가 다 그렇다.
하지만, 기름에 튀긴 음식이 건강에 좋을 가능성은 낮다. 식재료가 높은 온도에서 튀겨질 때 칼로리가 대폭 상승하고, 트랜스지방이 높아져 심혈관 계통의 질환 위험성이 생긴다는 건 의학계가 이미 검증을 마친 사실. 그런 이유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려 노력하는 이들은 가능하면 튀긴 음식을 멀리하려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푸드 가운데 하나가 ‘한국식 치킨’이다. 동서양을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엄지를 치켜세우며 맛있다고 하지만, 치킨은 결국 기름에 튀긴 닭. 건강식품이라 부르기엔 어색하다.
그래서일까? 한 음식평론가는 “부자들은 치킨을 먹지 않는다. 치킨은 서민과 노동자의 음식”이라 말한 바 있다. 이 말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하는 이들이 있었고, “그래 그럴 거야”라며 공감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치킨을 안주로 소맥을 마시며 회동했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시끌벅적 알려졌다. 셋 모두는 천문학적인 재산을 소유한 세상이 알아주는 부자다. 그럼에도 기름에 튀긴 닭을 손에 들고 맛있게 먹었다.
세 사람이 방문했던 특정 치킨업체는 밀려드는 손님과 폭증하는 주문 탓에 임시 휴업을 했다는 뉴스도 들려왔다. 재벌들까지 매혹한 한국 치킨의 매력은 대체 뭘까? 얼마나 맛있는 걸까? 그 이유가 궁금한 이들은 또 치킨집을 찾을 듯하다.  
/홍성식(기획특집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