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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을 어떡하나?

등록일 2023-10-26 19:20 게재일 2023-10-27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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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봉 대구지사장
홍석봉 대구지사장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25일 페이스북에 “혁신위라는 것이 결국 어떻게 구성될지는 몰라도, 실권은 없으니 그냥 중진들 입막음용으로 쓰일 것”이라고 김기현 대표가 내놓은 혁신위원회를 평가절하했다. 같은 당 안철수 의원은 “가짜뉴스와 내부 총질, 제 얼굴에 침 뱉기로 당을 침몰시키는 응석받이 이준석을 제명해야 민심이 살아나고 당이 살아난다”며 이준석 제명운동을 펴고 있다.

국민의힘이 ‘이준석 블랙홀’에 빠졌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및 당 지도부와 연일 대립각을 세우는 이준석 전 대표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이준석은 최근 좌충우돌하며 당과 지도부를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마땅한 대응을 못 하고 있다. 내치지도, 쓸 수도 없는 ‘계륵’이 됐다.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서 이준석 공천 여부가 주목받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당의 포용성과 건강성을 재는 척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승민 전 의원과 이준석을 묶은 신당론까지 분출하고 있다.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지만 이준석은 여전히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두 사람의 당 퇴출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고 중도 확장성이 큰 때문이다. 하지만, 둘 다 지역구에 출마해서는 당선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두 사람의 여론을 움직이는 힘이 적어도 2, 3%는 된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후보 당선에 큰 역할은 하지 못하더라도 떨어뜨릴 수 있는 힘은 있다고 보는 것이다. 선거판에 ‘고춧가루’를 뿌릴 수는 있다는 시각이다.

TK(대구·경북)에서 이준석을 보는 눈도 예전 같지는 않다. 특히 TK 국회의원들은 최근 이준석의 ‘비만 고양이’ 취급에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초·재선 의원들이 주류인 지역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나 대정부 활동에 그다지 존재감을 보이지 못 하는 탓이 크다. 하지만, 이렇게 조롱당해도 마땅히 대응을 못 하고 속앓이만 하고 있다. 자칫 잘못 건드렸다간 큰불을 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당 내부에서는 인요한 혁신위원장 체제 등장으로 변화 조짐도 보인다. ‘통합과 변화’를 내세우는 인 위원장이 혁신위를 통해 이준석 및 비윤(비윤석열)계 끌어안기를 시도하는 움직임이다. 하지만 이 전 대표와 천아람 등 친 이 인사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며 김기현 2기 체제에 실망한 보수 지지자들이 정부·여당에 등을 돌리는 모양새다. 최근 60, 70대 TK에서 윤석열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상당 폭 떨어졌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잘못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국민의힘은 우군 확보가 시급해졌다. 이런 판국에 계륵이 된 이준석을 바라보고 있자니 속만 뒤집힌다. 보수진영에선 서로 양보해 상생을 찾길 바라지만 해법 찾기가 녹록지 않다.

본인의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이준석의 처신과 행동에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그의 정치 행로에도 독이 될 수 있다. 한때 기대와 힘을 함께 실어주었던 TK다. 이준석 전 대표는 ‘너무 나댄다’는 비판에 귀 기울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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