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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는 포스코 만의 일터 아냐… 서플라이 체인 생존권 달려”

이부용 기자
등록일 2023-10-18 19:56 게재일 2023-10-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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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공급사 협의회 입장문 “파업 시도 중단·조속한 협상을”<br/>힌남노 때 불 꺼진 제철소 살리기 동참 협력사 등 잊지 말아야<br/>中企 상대적 박탈감 심화 지역산업평화에 찬물 붓는 일 될 것

속보=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한 것에 대해 지역 경제계가 우려를 표하고 있는 가운데<본지 10월 13일자 1면·17일자 4면> 포항제철소 협력사협회에 이어 포스코 우수공급사(PHP)협의회도 18일 “포스코 노조는 파업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 주길 촉구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협회는 지난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 때의 협력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입장문에 따르면 협회는“불이 꺼진 제철소를 살리기 위해 비상발전기 가동을 위한 유류공급이 시급하다는 말을 듣고 PHP 공급사들은 각 회원사들이 보유한 유류탱크, 차량과 기사들을 지원하며 제철소 복구에 동참하기 시작했다”며 “불과 1년이 지난 지금, 포스코 노조가 파업을 할 수도 있다는 소문이 들려 오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작년 이맘때 민관군이 포항제철소를 복구하기 위해 절박하게 움직였던 것은 포스코가 포스코 노조만의 일터가 아니라 협력회사, 공급사에게도 소중한 일터였기 때문”이라며 “포스코가 파업으로 조업을 멈추게 된다면 냉천 범람 때 보다 더 큰 설비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냉천사태 복구를 위해 함께 힘썼던 서플라이 체인(Supply Chain}에도 큰 자괴감을 안겨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포스코 노조가 파업을 강행할 경우, 포항 광양 인근 산단에 근무하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협회는 “대기업 중소기업간 임금 및 복리후생 격차는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이 격차가 심각하다”며 “파업은 이를 더욱 부추겨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의욕을 꺾고, 이러한 임금격차 심화는 중소기업의 인력수급을 더욱 어려운 지경에 놓이게 할 것”이라고 염려했다.


또한 “지금도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은 고령이거나 외국인 근로자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젊은 사람들은 전무한 실정”이라며 “포스코 노조의 파업은 이를 심화시킬 게 뻔하다”고 내다봤다.


특히 “파업은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생계도 어렵게 할 것”이라며 “파업기간 자재 공급이 중단되고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임금을 받을 수 없어 가계에도 큰 피해가 예상된다”고 했다.


포스코 노조는 포스코 서플라이 체인이라는 우호세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회는 “포스코에 납품하는 PHP 공급사를 포함한 중소기업들은 비록 중소기업이지만 세계적인 철강회사의 가동에 필수적인 설비와 자재를 납품하고 있다는 것을 자랑삼아 일하고 있다”며 “노조의 파업은 이러한 선의를 꺾고 공감대를 얻는데도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그동안 포항이나 광양 산단의 노사문제가 비교적 잠잠했던 것은 포스코라는 대기업이 모범적인 노사문화를 보여줬기 때문”이라며 “전국 어느 지역보다 선진적인 노사문화를 자랑하던 포항과 광양이 다른 곳도 아니고 포스코 노조가 무너뜨리는 것은 지역 산업평화에 찬물을 퍼 붓는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협회는 “포스코 노조에게 간곡히 부탁한다”며 “포스코 노사관계는 포스코만의 문제가 아니라 포스코와 거래하고 있는 Supply chain 전체의 생존권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는 점과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파업으로 인해 미래 경쟁력을 준비하는데 실기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부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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