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DGB금융그룹과 김태오 회장의 행보

등록일 2023-10-12 18:18 게재일 2023-10-13 19면
스크랩버튼
홍석봉 대구지사장
홍석봉 대구지사장

DGB대구은행이 창립 56주년을 맞았다. 대구은행은 1967년 최초의 지방은행으로 출범한 후 반세기 넘게 지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왔다. 대구은행은 지난 6일 56주년 창립기념일을 맞아 전 직원이 나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지역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자축했다. 하지만, 만 56년이 된 대구은행의 안팎 사정은 그렇게 녹록치 않아 보인다. 급격한 디지털화 등 금융환경 변화와 금융 당국에서 조여오는 지배구조 개선 요구 등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다가 주춤한 시중은행 전환은 선결과제다. 그간 제기됐던 CEO리스크 극복과 각종 일탈행위로 드러난 내부통제 부실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전임 회장에 이어 불거진 CEO의 사법리스크는 DGB금융그룹의 골칫거리다. 어떻게 해서든지 털고 가야 한다. 그리고 증권계좌 불법 개설로 실추된 은행의 신뢰도 빨리 회복해야 한다. 책임 소재를 가려 문책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 수장이 최근 1주일 사이 DGB금융그룹과 김태오 회장에 대해 연달아 경고장을 날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김 회장의 3연임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을 앞두고 불거진 연령제한 규정을 바꾸려는 시도와 관련, 반대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며 현 회장이 재선임될 수 없다며 못 박았다.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대구은행의 불법 계좌개설 파문이 시중은행 전환 심사 과정에서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구은행이 추진 중인 시중은행 전환에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대구은행의 불법 계좌개설 파문을 비롯한 비자금 조성, 채용비리, 캄보디아 공무원 뇌물 증여 등 대책과 질의에 대한 답변 과정에서 나왔다.

김태오 회장은 2018년 5월 전임 박인규 회장이 불법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됨에 따라 경영 공백이 생긴 DGB금융지주의 구원투수로 영입됐다. 이후 연임에 성공했고 2년간 대구은행장을 겸임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캄보디아 투자와 관련, 검찰에 기소됐다. 황병우 은행장과 사외이사 선임 등과 관련해서도 말이 나왔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이 김 회장의 3연임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것이 금융계 안팎의 시각이었다. 여기에 불법 계좌 개설이라는 돌발변수가 생겼고 회장후보 관련 규범 변경 논의가 일자 김 회장의 3연임 논란이 불거졌다. 금감원은 이참에 DGB금융의 지배구조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 주총까지다. 경영안정 등 치적도 있지만 사법리스크와 내부관리 문제는 DGB금융그룹에 큰 부담이다. 금융당국은 경고음을 보내며 DGB금융그룹과 김 회장을 압박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벌써 김 회장의 퇴진과 후임자를 거론하는 분위기다. DGB금융그룹이 하루빨리 털고 일어나길 바란다. 신뢰를 되찾고 시중은행 전환을 성공리에 마무리해 전국적인 은행으로 거듭나는 것이 지역민의 사랑에 대한 보답이다.

홍석봉의 視角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