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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함의 힘, 겸손(謙遜)

등록일 2023-09-24 18:16 게재일 2023-09-25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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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광일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장광일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한가위 추석이다. 추석에 오랜만에 보게 되는 친구들이 있는데 어떤 친구는 환한 얼굴이 있고, 어떤 친구는 온갖 고생의 흔적이 있는 어두운 얼굴이 있다. 이는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되었을 때 인상이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상(人相)은 ‘사람 얼굴의 생김새’로 관상(觀相)하고는 차이가 있다. 관상은 생긴 대로 사는 것에 중심을 두는 데 비해 인상은 사는 대로 생기는 관점에서 바라본다고 한다.

필자의 기억 속에 인상 깊은 사람이 한석규 님이다. 10여 년 전 TV 토크쇼 ‘힐링캠프’에 나와서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겸손한 그의 모습에서 진정한 프로의 자세를 느꼈다.

그는 법구경의 구절을 인용해 “당신의 녹과 쇠는 무엇입니까? 녹은 본디 쇠에서 생긴 것인데 그 녹을 방치하니 점점 그 쇠를 갉아먹어 버린다. 이처럼 자만심의 녹을 경계하면서 끊임없는 자신을 갈고닦아야 한다”라는 말을 하였다.

그런 그의 연기는 나이와 시대가 지나도 녹슬지 않으며 물(水) 흐르듯이 흘러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노자의 도덕경에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있다.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라는 뜻으로 물의 미덕이 겸손이라고 한다. 물은 무엇과도 다투지 않는 유연함, 늘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겸손함, 막히면 돌아가는 현명함, 더러움을 씻어주는 깨끗함, 어떤 그릇에도 담기는 포용력, 바위도 뚫는 끈기와 인내라는 것이며, 이를 모두 가지고 있으면 인간은 고귀해질 수 있다고 하였다.

수전 에쉬포드의 유연함의 힘에서 ‘겸손은 유연함의 힘을 만든다’라고 하였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한계를 인지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존중하며 수용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조건 없이 유연하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필자는 골프공을 세상에서 제일 멀리 보낸 사람은 누구일까요. 얼마나 멀리 보냈을까요. 라는 퀴즈를 냈을 때 타어거우즈, 400m 등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인류 역사상 가장 멀리 골프공을 친 사람은 1971년 아폴로 14호의 선장인 앨런 세퍼드이다. 그는 달에서 6번 아이언으로 약 4㎞를 쳤다. 골프공을 가장 멀리 친 기록을 물었을 때는 어디에서 무엇으로 골프공을 쳤는지에 대한 조건이 없었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들으면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조건의 틀 안에서 생각한다. 유연하게 생각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없는 조건을 만들지 않는 것이라 한다.

애덤 그랜트 교수는 “겸손 없는 맹목적 자신감은 오만을 낳고 자신감 없는 겸손은 의심을 낳는다”라고 하였고,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겸손 리더십이 최고 꼭대기에 있는 제5의 리더십이라고 했다.

자신감과 겸손은 상반된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두 가지 요소를 보완적인 요소로 함께 갖추고 있는 리더야말로 최고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자신감 있는 겸손의 리더십으로 조직의 성장과 발전을 유연하게 이끌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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