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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 의성·구미-대구 ‘갈등 증폭’

이창훈 기자
등록일 2023-09-21 19:49 게재일 2023-09-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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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군 “약속 지키지 않으면 공항 추진 어려워” 첫 공식 입장 밝혀<br/>구미시 “여객·화물터미널 모두 군위 배치는 합의문 취지서 벗어나”<br/>건설 착공도 하기 전 차질 우려… 李지사 “슬기롭게 해결방안 강구”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 논란과 관련해 의성군이 21일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공항추진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데 이어 구미시도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지자체간 화물터미널 갈등이 증폭되고 있어 신공항건설이 착공도 하기전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된다.

의성군은 이날 이번 논란과 관련한 첫 공식 입장문을 통해 “공동합의문에 따라 항공물류 활성화를 위해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를 의성군에 배치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성군 공동 합의문의 핵심은 항공 물류”라며 “20일 대구시 언론브리핑에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덧붙였다.


이제까지 대구경북신공항 화물터미널 위치와 관련해 의성군민이 반발 집회를 하기는 했어도 의성군이 직접 입장을 내놓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의성군은 “2020년 8월 군민의 뜻을 모아 통합 신공항 유치를 함께했다”며 “군위군이 민항터미널, 영외관사 등 핵심 인센티브를 모두 가져가도 대구·경북의 미래를위해 양보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승적 차원에서 항공산업인 항공 물류, 정비산업단지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하나만 바라보고 공동합의문을 받아들였다”며 “화물터미널 없는 항공 물류는생각할 수 없다고 여러 차례 건의했다”고 설명했다.


의성군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이전 부지 선정 과정에 수많은 갈등과 불복이있어 ‘의성군과 합의하여 추진한다’는 요구도 ‘협의’로 수정하여 받아들였다”면서 “대구시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협의 없이 일방적 시설 배치를 하고 발표해 의성군민을 무시하고 공동합의문 정신을 위배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구시는 상호 신뢰 원칙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대구·경북 백년대계인 신공항을 정치 공항으로 만들려고 하는가”고 반문했다.


의성군은 대구시의 연이은 언론 보도에 따른 입장 발표를 오는 22일 오전 10시 경북도의회에서 진행할 방침이다.


김장호 구미시장도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모두 군위에 두는 것은 합의문 취지에 벗어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시장은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제가 경북도 신공항 추진 TF 반장을 역임했던 당시, 민간공항 터미널은 군위에, 항공물류 관련 시설은 의성에 균형적으로 안배하는 것이 합의문의 취지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면서 “여객터미널, 화물터미널 모두를 대구 (군위)에 두겠다는 것은 합의문 취지를 벗어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천공항도 여객터미널과 화물터미널은 떨어져 배치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김 시장의 이러한 발언은 전날 홍준표 대구시장이 “의성군과 체결한 공동합의문에 따라 민간공항(여객·화물)터미널은 군위에 배치하고 의성에는 물류터미널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의성이 아닌 구미에 물류단지를 두는 것은 난센스”라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구미시장이 대구시장의 물류단지 발언에 이견을 드러낸 이유는 구미공단의 항공 수출입 비중이 대구·경북에서 가장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무역통계 정보포털의 2022년 항공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구미의 항공수출금액은 151억불로 대구·경북 175억불 대비 79.5%를 차지하며, 중량으로는 1만9천151t으로 경북 3만7천336t 대비 48.6%에 해당한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중인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1일 “지금 문제 되는 화물터미널도 세계공항 추세를 분석하고 전문가 토론 등을 통해 과학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접근해 슬기롭게 해결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인천공항,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 인접’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가야 고분군 세계문화유산 등재 행사를 마치고 귀국길에 인천공항 화물터미널과 물류단지를 방문해 인천공항 사장과 동행한 물류 담당 간부에게서 들은 이야기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 지사는 “물류단지와 화물터미널은 인접해 있어야 효율적이고 인천처럼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권유했다”고 했다.


/이창훈·김현묵·김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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