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관련
단식 중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1일 오전 입장문을 통해 “민주당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탄핵한다”며 “국방장관이 법을 어기고 부당하게 수사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대통령이 장관을 해임하지 않은 것은 수사 외압이 대통령 지시였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탄핵을 시작으로 특별검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겠다”면서 이 장관 해임 압박을 이어갔다. 앞서 지난 8일 민주당은 “이 장관에 대한 해임을 윤 대통령에 건의하고 해임하지 않을 경우 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임명권자인 윤 대통령의 무응답이 사실상 ‘해임 요구 거부’라고 보고, 12일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 전망이다.
정의당도 민주당이 이 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국민이 아닌 권력의 편에 서기로 작정한 국방부가 진실을 완전 은폐하기 전에 합당한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은미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국회 표결과 헌법재판소 판결에 기대어 시간 끌지 말고 즉각 경질할 것을 촉구한다”며 “국민의힘 또한 이에 협조해 집권여당으로서의 무한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원내대변인은 “군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확인됐듯 이 장관은 임성근 1사단장의 혐의자 배제를 지시했다”며 “이는 윗선의 수사 개입을 금지한 명백한 군사법원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채 상병이 사망한 사고 당일과 VIP 격노에 이르는 사건 전모를 낱낱이 기록한 박정훈 전 수사단장 측의 ‘외압 일지’가 분명한 물증으로 남아있다”며 “이 장관은 더 이상 장관직을 수행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 장관의 탄핵을 추진하는 데 대해 “이성을 찾기 바란다”고 맹비난했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거대 야당으로서 의석을 갖고 윤석열 정부를 견제한다고 하지만 그것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해야만 하지 않나”라고 되물었다. 유 수석대변인은 “(이전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을 추진해서 몇 개월간 가장 중요한 행정 안정의 공백을 초래했다”며 “조금만 마음에 안 들면 탄핵이 습관적으로 나오는데 본인들이 이제 집권 여당이 될 생각이 없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