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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봉샘

등록일 2023-09-11 18:35 게재일 2023-09-12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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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필영

볕 바른 곳

 

산기운이 품고 있는 뜬봉샘

 

강줄기 돌돌 말은 물길에

 

이고 온 구름 빠뜨리며

 

물속을 들여다본다

 

 

몸속으로 열리는 물길

물 흐르는 대로

 

물 아랫마을 할머니들

 

아득한 손자들 모으라고

 

물 흐르는 대로

 

합수머리에 이름 없는 길 모으라고

 

뜬봉샘엔 새순 같은 물방울이 돋아 나온다 (부분)

 

‘뜬봉샘’은 금강의 발원지라고 한다. 먼 길을 걸어온 시인이 뜬봉샘에 도달하고, 그는 “강줄기 돌돌 말은 물길” 속을 들여다본다. 그러자 ‘몸속으로’도 물길이 열리며 그는 어떤 깨달음을 얻는다. “물 흐르는 대로”의 삶에 대한 깨달음이다. 그 삶은 이미 “물 아랫마을 할머니들”과 같은 민중들이 살아온 삶이었다. 손자들을 모으는 그들은 “새순 같은 물방울이” 새로이 “돋아 나”오는 생명의 원리를 터득하고 있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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