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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재생에너지 100% 공급방안

등록일 2023-09-03 19:45 게재일 2023-09-0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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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현복(사)한국혁신연구원 이사장
위현복(사)한국혁신연구원 이사장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로서 2042년까지 삼성전자가 300조원을 투자하기로 계획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 시설과 200여 개의 반도체 팹리스, 소재, 부품, 장비 기업들이 순차적으로 입주할 예정이다.

일간 전력수요는 2029년 0.4MW를 시작으로 2042년 7GW, 2050년엔 10GW 이상일 것으로 관측된다. 일간 10GW는 우리나라 연간 최대 전력수요량(피크전력)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인데, 이 정도 전력을 공장이 돌아가도록 24시간 꾸준히 공급해야 한다.

또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서 사용하는 전기는 전부 재생에너지라야 하는데 문제가 있다. 삼성전자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이 2030년까지 RE100(제품 생산에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을 필두로 한 글로벌 IT기업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요전력에 대해 재생에너지 100% 공급을 바탕으로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계획에는 두 가지 큰 문제가 있다.

첫 번째는 그 막대한 양의 전력을 용인까지 어떻게 가져오느냐는 문제다. ‘평택 반도체단지’에 필요한 전력을 끌어오기 위해 당진시에서 평택 반도체단지까지 송전선로 34.2Km를 구축하는 사업이 당초 2015년 준공 계획이었지만 당진지역의 반대에 부딪혀 아직도 준공하지 못한 사례를 볼 때, 전국에서 10GW 전력을 모아서 용인까지 끌어온다는 계획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두 번째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려면 100% 재생에너지 공급이 필수사항인데도 불구하고 재생에너지 공급대책은 없고 LNG, 원전, 석탄전력을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으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삼성전자의 주요고객인 애플은 2030년까지 모든 제품을 100% 재생에너지로 생산하며, 납품기업들에게도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압박하고 있다. 삼성전자 또한 2050년까지 세계 모든 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달성할 계획이다. 그런데 애플 등 글로벌 IT기업들의 고객 수요인 RE100을 2030년까지 못 맞춰 줄 경우, 2042년까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이 가능할까? RE100이 불가능하다면 삼성이 용인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끝까지 추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거듭 말하지만, 용인 반도체클러스터는 첫 단계부터 재생에너지 100% 사용에 초점을 맞춰서 조성해야 한다. 필자가 그간 현장에 부딪히며 축적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제안하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재생에너지 100% 공급방안’에 대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용인시와 반도체클러스터 인근 화성시, 안성시, 평택시 등 2~3개시의 농지에 ‘첨단 스마트팜과 수소연료전지 융복합 재생에너지 단지’를 조성하는 것이다. ‘지역특화산업특구’를 지정해서 개발하면 농업진흥지역에서도 스마트팜과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 가능하다.

쌀농사만 짓는 농지에 스마트팜을 조성하고 지붕일체형 태양광으로 건설하는 스마트팜의 지붕과 수소연료전지발전을 통해 생산되는 신재생에너지는 반도체클러스터에 재생에너지 100% 공급이 가능하게 할 수 있다.

그러면 10GW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얼마의 농경지가 필요할까. 50KW의 전력생산이 가능한 첨단 스마트팜 1개동을 짓는데 150평의 농지가 필요하다. 따라서 1GW(100만Kw)의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300만평의 농지가 소요된다. 그러므로 10GW의 재생에너지 생산을 위해서는 3천만평의 농지에 첨단 스마트팜을 2027년부터 매년 200만평씩 15년간 조성하면 2042년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에 재생에너지 100%를 공급할 수 있다.

첨단 스마트팜과 병행해서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건설해서 운영하면 용인 반도체클러스트에 100% 신재생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용인시 농경지가 2천200여 만평이니 화성, 안성, 평택 등 이웃 시들을 참여시키면 충분히 가능하다. 농민들의 평균 경작 면적이 약 3천평 정도 되므로 1만 농가를 참여시키면 부지 문제는 해결 가능하다.

첨단 스마트팜을 바탕으로 하는 지역특화산업특구는 벌써 몇몇 군데에서 추진되고 있는데, 첨단 스마트팜에 협동조합 형태로 농민들이 농지를 가지고 참여하면 쌀농사에 비해 100배 정도 초고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트는 용인시를 비롯한 주변 농민들에게도 전통적인 쌀농사에서 첨단 바이오산업에 참여하고 농가소득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용인 반도체단지클러스터 주변 농지를 활용해서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경우 먼 지역에서 송전하느라 설치하는 송전탑 문제로 인한 주민과의 갈등도 없어질뿐더러, 원거리 송전에 따른 전력 손실 또한 줄일 수 있다. 더군다나 주변 농지에서 첨단 스마트팜 조성을 통해 전력을 공급하게 되는 농민들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에 막대한 기여를 한다는 자부심뿐만 아니라 첨단 바이오산업을 통하여 상상치도 못한 소득도 생기는 그야말로 기업과 지역 주민의 상생 발전모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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