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수심 2.5m∼3m에 불과해<br/>대형 요트는 운항 자체 불가능<br/>하구로 몰리는 쓰레기도 골치<br/>요트 크기 입항 제한 입소문에<br/>스포츠인 “잘못된 행정” 반발<br/>전문가 “수심 낮고 유속이 빨라<br/>운항 어렵고 태풍에도 취약해”
포항시가 다음달 개장 예정인 형산강 하구‘마리나 계류장’이 요트가 정박·운항하기에 부적절하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포항시는 지난 2020년7월부터 남구 송도동 형산강 하구에 예산 100억여원을 들여 해상 60선석과 육상 14선석 등 모두 74선석 규모 ‘마리나 계류장’ 조성 공사를 벌여 다음달 개장을 앞두고 있다. 시는 사업 설계 당시 “요트의 진출입과 제반사항 등을 고려해 형산강 하류 일대를 사업 대상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초부터 많은 해양전문가들은 “내수면인‘형산강 마리나’가 해양 마리나에 비해 태풍에 취약한데다 수심이 낮고 유속이 빨라 요트 운항이 어렵다”는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실제 취재 결과 형산강 하류는 평소 수심이 2.5m∼3.0m에 불과한 반면 수심이 최소 3m 이상 필요한 대형 요트는 운항 자체가 불가능하다.
형산강에 물이 빠질 경우에는 수심이 80㎝ 이상 얕아지는 심한 조석간만의 차 때문에 요트 운항에 불편이 많고, 태풍 때에는 빠른 유속 탓에 운항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
해양스포츠인 A씨는 “가뜩이나 포항에 요트 정박 시설이 부족한데 신설 계류장에다 요트 크기 입항 제한을 둔다면 큰 문제”라며 “소형 요트라도 안전 운항을 위해 수심 3m 이상 확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장마나 태풍 때마다 형산강 상류에서 하구로 떠내려 오는 엄청난 양의 쓰레기와 폐목, 나뭇가지들이 정박·운향중인 요트의 에어컨이나 냉각수 필터로 들어가면 심각한 고장을 일으킨다는 것.
해양스포츠인 B씨는 “부지 선정 당시부터 각종 문제점을 시에 제기했으나 번번이 무시됐다”면서 “마리나 주변에 파도와 찌꺼기를 막을 방파제만 세워더라도 지금보다 상황이 훨씬 좋을 것”이라고 아쉬워 했다.
또 포항시의 ‘태풍 때 형산강 마리나계류장, 요트 정박 금지’내부 방침이 입소문을 통해 알려지면서 지역 해양스포츠인들이 심하게 반발하고 있다.
포항요트협회 C씨는 “최근 태풍 때 요트를 정박할 곳이 없어 정식 마리나가 아닌 두호·연암 계류장에 정박했다”면서 “많은 돈을 들여 지은 마리나를 제대로 활용 못한다면 잘못된 시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포항시는 “향후 ‘형산강 마리나’에 길이 12m 이상 대형요트는 정박 금지 방침이고, 이 일대 유속이 그리 빠르지 않아 방파제나 차단막 조성 계획은 없다”면서 “태풍 때에는 요트들을 동빈내항 등으로 피항시킬 예정이고 강의 쓰레기 등은 매번 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