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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지구, 열대화가 시작되다

등록일 2023-08-03 17:16 게재일 2023-08-04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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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대 전 포항대 교수
윤영대 전 포항대 교수

7월 중순부터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열대야에 잠 못 이루는 밤을 맞으며 폭염특보는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으로 2일 이상 지속하면 폭염주의보가, 35도 이상이면 폭염경보가 발령되는데, 전국 기상특보 구역 180곳 중에서 40% 이상으로 폭염특보가 확대되어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되었다.

방에 들어앉아 있어도 등줄기에서 땀이 줄줄 흐르는 폭염을 겪고 있는데 폭우까지 들락거리는 도깨비 날씨에 겹쳐 제6호 태풍 ‘카눈’마저 오키나와를 거쳐 한반도로 방향을 틀지 모른다는 예보에 속은 더 타들어 간다. 7월 말 누적 온열 질환자가 1천명이 넘었고, 10명이 사망했다 하니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자주 마시며 노약자와 아이들 보호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이 뜨거운 여름은 우리뿐만 아니다. 그리스를 비롯한 서유럽이 40도 넘는 폭염에 수천 명 이상이 사망하고 미국도 폭염 지옥에 아스팔트가 흘러내렸고 중국은 50도가 넘는 살인적 기온에 당황하고 있다. 세계기상기구 WMO는 7월 첫 3주의 지구 기온이 섭씨 16.95도로 1940년 관측 이래 최고기간이었다고 발표하였고, 쿠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온난화 시대는 끝났다. 끓는 지구의 시대가 시작됐다”며 온난화 시대의 종말을 선언하였다.

지구 온난화(warming)는 1972년 로마클럽 보고서 ‘성장의 한계’에서 언급된 용어였는데 지구 대기권의 탄산가스 증가로 인한 태양에너지의 온실효과로 51년 만에 열대화(boiling)로 변경된 것이다. 2015년 파리 기후협정에서 세계는 21세기 말까지 1880년 대비 온도상승을 섭씨 1.5도로 합의하여 그 주범인 탄소배출량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세계 탄소배출량의 80%를 차지하는 주요 G20 나라들은 재생에너지 확대, 친환경 교통수단 도입, 산림 보호 등의 추진과 함께 도시녹지와 도로 및 지붕의 포장법 개선, 쓰레기 줄이기 등의 계획을 확대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금방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기후변화로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면 산림화재가 빈번히 발생하고 농작물에 영향을 미쳐 식량부족의 원인이 되고 해수면 상승 등 생태계 변화로 생물 다양성이 파괴되는 등 지구의 미래가 걱정된다. 태평양 해수면 온도변화를 가져와서 지구 온난화를 앞당기는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도 이제 낯설지가 않다. 남극지방의 빙하는 지난 40년간 남한의 26배 면적을 녹아내렸고 탄소의 주요 저장소인 호주 동북부와 아마존 등의 열대우림도 기후건조로 35년간 고사율이 2배가 넘었다는 보고도 있다. 야외에서 사람이 느끼는 더위 정도를 나타내는 ‘열 스트레스 지수’도 이번 세기말에는 지금보다 12배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러한 열대화 현상이 탄소배출량 증가 탓만은 아니고 태양의 활동, 지구의 화산 폭발 등 자연적 원인도 있다고 한다. 다음 주말까지 35도 이상의 더위에 땀 뻘뻘 흘려야 한다니 지구 열대화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다.

지구가 병들고 있다. 열병(熱病)이다. 그러나 그 병의 원인에 인간의 책임도 많으니 지구인 모두가 ‘넷 제로 (탄소중립)’등 환경운동을 통해 지구가 앓고 있는 병 치료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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