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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시 조례안 벌써 53건 가결

김락현기자
등록일 2023-05-15 20:04 게재일 2023-05-16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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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보다 양’ 시의원 경쟁적 발의<br/>여론수렴 미흡·사업 중복 우려

구미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조례안을 발의하고 있는 바람에 다른기관 시행사업과 중복 되거나 여론수렴 미흡으로 주민 반발을 초래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르고 있어 부실한 조례 양산을 막기위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5일 구미시의회에 따르면 제9대 구미시의회는 현재 제267회 임시회까지 의원발의 조례안이 총 54건 접수됐으며, 이중 1건만 부결되고 모두 가결(원안·수정)됐다. 제8대 구미시의원들이 4년 임기동안 총 67건의 조례안을 접수해 64건 가결한 것에 비하면 9대 시의원들은 8개월 만에 50건이 넘는 조례안을 발의한 것이다.

다른 지역 시의회와 비교해도 구미시의회의 의원발의 조례안 건수는 매우 높다. 포항시의회(9대)의 경우 의원, 위원회, 시장 발의 조례안을 모두 합쳐 61건이며, 안동시의회(9대)의 의원발의 조례안은 17건이다.

작년 5월부터 의정활동을 돕는 정책지원관이 채용되면서 의원발의 조례안과 5분 자유발언 등이 증가하는 추세라고는 하지만, 구미시의회는 경쟁적으로 의원발의 조례안을 내놓으면서 예산과 인력을 낭비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3월 태양광 발전시설 허가기준을 완화하기 위해 A의원이 대표발의한 ‘구미시 도시계획 조례’의 경우 주민 여론수렴 등을 거치지 않아 인근주민들의 반발로 본회의에서 부결됐으며, B 의원은 작년 10월 ‘구미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를 일부개정하면서 부설주차장 주차대수 기준을 20대에서 30대로 완화했다가 많은 민원 제기로 인해 올해 5월 개정된 조례안을 원상복구하는 조례안을 다시 발의하기도 했다.

또 C의원이 발의한 ‘구미시 아동청소년 부모 빚 대물림방지 지원 조례안’의 경우 상속 채무가 있는 청소년들에게 변호사 및 전문가 법률상담을 지원하자는 좋은 취지이긴 하나 대한법률구조공단과 한국노총 구미노동법률상담센터 등에서 이미 지원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고, 구미시 무료법률상담 조례로도 지원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D의원이 발의한 ‘근로취약계층 유급병가 지원조례’ 역시 상위기관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있어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렇듯 시의원들의 경쟁적인 조례안 발의가 문제가 되면서 조례의 질적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세종시의회와 전남도의회가 입법목적 실현성, 위법성 등의 적정성을 평가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입법평가 제도나 경기도의회가 집행 가능성이나 현실 적합성 등을 법률 시행 전에 검토하는 입법영향분석 제도 등이 대표적인 예로 거론된다.

의원들의 경쟁적 조례 발의와 관련해 구미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조례를 발의하는 것을 부정하진 않겠지만, 대부분의 의원들이 진취적으로 의정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의원발의 조례안도 많아진 것”이라며 “현재 9대 의회는 그 어느때보다 정말 시민들을 위해 현장에서 발로 뛰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의원발의 조례안은 집행부의 입법절차와 비교해 입법예고일(집행부는 20일)이 5일이면 충분해 시급한 현안의 조례안을 신속하게 작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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