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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친화 검진기관, 포항엔 한 곳도 없다

김민지기자
등록일 2023-04-18 20:26 게재일 2023-04-1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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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내 30곳 지정한다지만<br/>실질 운영 안동·경산 단 2곳 뿐<br/>특화장비 구비·상주인력 고용<br/>지원금 1억으로는 턱없이 부족<br/>“평생 건강검진 못받는 경우도”<br/>장애인의 날 앞두고 개선 목소리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제정된 ‘장애인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포항지역 장애친화 건강검진기관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기관들은 재정적 어려움을 토로하며 쉽사리 모집에 나서지 못하고 있어 정책 개선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경북도에 따르면 현재 도내 장애친화건강검진기관은 안동의료원(안동), 순천향병원(구미), 경북권역재활병원(경산) 총 3곳이며, 안동병원(안동)이 검진지원서비스를 준비 중에 있다. 전국(11곳)의 30% 이상의 검진원이 경북에 있지만, 이마저도 구미 순천향병원의 경우 사업을 포기하며 실질적으로 운영 중인 병원은 단 2곳인 셈이다.

정부는 장애인 의료이용 현황 분석을 토대로 전국 시군구를 41개 중의료권으로 분류하고 의료권 당 2∼3곳, 지난해 총 100곳을 조성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현실은 1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경북 역시 포항을 포함한 지역 내 30곳을 지정하겠다는 계획에 비해 낮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장애친화 건강검진기관은 장애인이 검강검진을 받을 때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과 장비 및 인력을 갖춘 검진서비스다.

시설 내에 장애특화 건강검진 장비 9종 △휠체어 체중계 △장애특화 신장계 △특수휠체어 △이동식 전동리프트 △영상확대 비디오 △대화용 장치 △점자프린터 △성인기저귀교환대 △이동형침대 등이 필수적으로 구비돼야 한다.

또, 장애인과 의사소통, 이동 편의 등을 위한 인력과 수어통역사 자격을 갖춘 이가 각 1명 이상씩 상주해야 한다.

하지만 의료업계는 예산 문제 등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공모에 선정되면 1억1천700만원(국비·지방비 각 5천850만원)의 지원금이 나오지만, 지원 예산으로 시설 설비를 맞추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도 최초 1회 지원금에 그쳐 이후 운영에 관련해서는 별도의 행정·재정 지원책이 없다.

시설 부족 문제뿐만 아니라 장애친화 검진기관에서 활용하는 장애인 맞춤형 검진 항목도 마련돼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지난 2018년 법 개정으로 의무화가 됐음에도 현재까지 검진 항목 개발을 위한 태스크포스조차 구성되지 않았다.

하용준 포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장애인들은 일반병원에서 응급처치나 검진 자체가 힘들다. 중증장애인은 먼 지역까지 나가는 것 자체가 힘들어 살면서 한번도 건강검진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정부와 지자체가 장애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역병원 내에 장애인을 전담하는 인력이나 부서를 지원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장애인의 건강검진 서비스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종성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비례)은 장애인 건강권법 개정안을 통해 공공보건의료기관이 장애인친화 건강검진기관으로 당연 지정토록 발의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전국 86곳의 의료기관(국립병원 2곳, 지자체병원 14곳, 지방의료원 26곳, 특수법인 44곳)이 당연 지정 대상이 된다. 또한 지정 첫해 예산 지원 후에도 시설 개소 시 중증장애인 1명당 검진가산수가 5만350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 경북의 경우 포항의료원, 김천의료원, 울진군의료원 총 3곳이 해당된다.

/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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