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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오염 넘어 안전 위협하는 담배꽁초

허명화 시민기자
등록일 2023-03-07 18:47 게재일 2023-03-0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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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로 막아 빗물 역류, 화재 원인 되기도… 적극적 대처 필요
빗물받이 덮개 안팎에 담배꽁초가 버려져 있다.
포항시 거리 곳곳이 담배꽁초 천지다. 큰 대로변은 물론 주택가 골목길, 산책로, 심지어 아이들의 놀이터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쉽게 볼 수 있어 환경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 또 주택가 골목에서 다른 쓰레기들과 섞여 뒹굴고 있는 담배꽁초를 보노라면 사람들의 눈살을 저절로 찌푸리게 한다.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도 깨끗한 도시 만들기의 하나로 길거리 환경오염과 안전을 위협하는 담배꽁초를 수거 보상하는 정책이 강화되고 있어 인기다. 포항시에서도 지난해부터 깨끗한 도시 만들기를 위해 불법 투기 신고 보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담배꽁초 불법 투기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신고를 하면 투기자는 5만 원의 범칙금을 납부해야 하고 신고자는 한 건당 5천 원의 신고 포상금을 받는다.

시민기자가 아침 산책길에 아이와 함께 꽁초를 주워보니 5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임에도 수북이 쌓인다. 인도의 가장자리에 널브러진 것 하며 빗물받이 덮개까지 막고 있어 여름철 폭우에 빗물이 역류하는 사고가 나지 않을까 안전까지 위협해 보였다. 무심코 버린 꽁초로 인한 화재 사고 또한 마찬가지다. 특히 봄철에 대형화재가 집중되는데 원인의 하나로 담배꽁초를 꼽고 있다.

대부분의 담배꽁초는 필터가 ‘셀롤로스 아세테이트’라는 합성 플라스틱 성분으로 되어 있는데 국산 담배의 90%는 플라스틱 필터를 쓰고 있다. 이 플라스틱 성분은 외부 노출 시 물리적 광화학적 요인에 의해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되어 수질 오염은 물론 하천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생물에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조개류나 어류가 삼킨 미세플라스틱은 다시 식탁에 올라와 우리 몸으로 되돌아온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버려지는 담배꽁초는 하루에 1천200만 개비로 추정된다. 보통 플라스틱은 수거해 재활용으로 이어지지만 담배꽁초는 플라스틱으로 분리가 어려워 매립이나 소각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얼마나 수거되고 무단으로 버려지는 양이 어느 정도인지 통계로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내 하루 평균 담배 판매량이 1억7천만 개비라는 점을 고려해보면 전체 생산량의 7% 정도가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하루 평균 최대 0.7t이 비와 바람에 의해 하수구나 빗물받이로 유입돼 우리의 바다로 흘러간다. 담배의 플라스틱 필터 감축을 위해 친환경 필터 개발이 생산자에게 요구되고 있지만 대체물질이 없다는 답변이다. 제조사와 담배꽁초 수거·재활용도 주장되고 있지만 쉽지 않다.

포항 시민 A(57)씨는 “담배를 끊은 지 올해로 12년째다. 지인들에게 건강은 물론 환경오염 시키는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고 있지만 이건 개인의 기호 문제이다. 그러면 버릴 때라도 제대로 버려야 한다. 전자담배가 나와도 궐련의 무단투기는 여전한데 포항시에서 하는 신고 포상제는 단순히 담배꽁초 무단 투기자를 신고한다는 거에만 맞춰져 있는데 사실 동영상 촬영이 쉽지 않을 때가 많다. 흡연자들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먼저 요구되지만 개인적으로 흡연자들의 무단투기를 근절하려면 포항시에서 거리 곳곳에 담배꽁초 버리는 쓰레기통이 많이 만들어지도록 좀 더 적극적인 정책을 펼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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