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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설 명절 ‘현수막 몸살’ 올해는 없었다

이곤영기자
등록일 2023-01-24 19:30 게재일 2023-01-2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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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SNS 통해 작심 차단 <br/>일부 정치인 치적 홍보는 여전
해마다 명절만 되면 시내 곳곳 주요 네거리와 교차로 등에 내걸리는 정치인과 지역 단체장 및 기관, 각 사회단체 명의의 명절인사를 비롯해 정치 현수막이 어지럽게 내걸리곤 했으나 올해는 달랐다.

이번 설명절에는 예년과 달리 현수막이 현저하게 준 것이다. 물론 아직은 여전히 위치가 좋은 네거리마다 각종 현수막으로 몸살을 앓고는 있었다. 그러나 그 수는 눈에 띄게 감소했다.

더욱이 3월 각 조합장 선거와 내년 총선이 있는 관계로 현수막이 종전에 비해 더 난무해야 하나 이례적으로 줄어든 이 현상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작심하고 주도했다. 홍 시장은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기가 한 것도 아닌데 거짓 공적을 써서 현수막 내 걸거나 의례적인 설날 인사로 전국이 현수막 몸살을 앓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번에 대구시는 현수막을 내 걸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설 지나면 이런 거짓, 과시성 현수막은 도시 미관만 해칠 뿐이니 바로 철거하겠다”고 했다.

홍 시장이 명절 현수막에 대한 단상을 한칼에 정리해 버리자 그 효과는 시는 물론 곧바로 구·군청과 시 산하기관 등으로 전파됐다. 올해는 설 인사 플래카드 내걸기를 자제했고 그 여파는 단체 등으로까지 미쳐 설 명절 기간 중 주요 네거리에 걸린 현수막은 현저하게 줄었다. 다만, 지역 일부 국회의원을 비롯한 시·구·군의원, 정치지망생 등 여·야 정치인들은 올해도 현수막을 내걸었다. 그러나 홍 시장이 이미 명절 현수막을 ‘볼썽사나운 것’으로 선수를 쳐버리는 바람에 효과는 커녕 오히려 시민들로부터 반감을 불러 일으켰다. 현수막 철거도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 대구 북구 침산네거리에는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추위 속에서 명절을 맞아 정치인들이 지역 현안사업 해결, 지역 예산 유치 등 치적을 내세우거나 각 사회단체 등에서 내건 현수막을 철거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 시내에 설명절을 전후한 현수막 홍보가 대거 줄어들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세금낭비 지적과 도시 미관을 해치는 과시성 현수막 철거 엄포가 먹혀든 것 같았다”고 분석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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