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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네

등록일 2023-01-17 18:00 게재일 2023-01-1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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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동만

아직 누군가의 몸이 떠나지 않은 그네,

그 반동 그대로 앉는다

그 사람처럼 흔들린다

흔들리는 것의 중심은 흔들림

흔들림이야말로 결연한 사유의 진동

누군가 먼저 흔들렸으므로

만졌던 쇠줄조차 따뜻하다

별빛도 흔들리며 곧은 것이다 여기 오는 동안

무한대의 굴절과 저항을 견디며

그렇게 흔들렸던 세월

흔들리며 발열하는 사랑

아직 누군가의 몸이 떠나지 않은 그네

누군가의 몸이 다시 앉을 그네

 

시인에 따르면, 세상에 대한 ‘곧은’ 저항의 결연함은 흔들림을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 “별빛도 흔들리며 곧은 것”이며 “흔들림이야말로 결연한 사유의 진동”이기에. 그래서 “흔들리는 것의 중심은 흔들림”이어서 흔들림을 통해 흔들림은 번져나가고 그렇게 사랑은 퍼져나간다. “누군가 먼저 흔들렸”을 삶의 체온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그네는, 그렇게 흔들리면서 사랑을 전달하는 매개체이자 매듭이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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