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복권 판매점이 인파로 붐빈다고 한다. 이른바 복권 명당으로 손꼽히는 곳은 몰려든 사람들로 줄을 서거나 교통정리까지 해야 할 판이라니 복권 인기가 대단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복권 판매액은 6조4천억원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전년보다 7.6%가 증가했다. 복권 판매액으로 환산한 복권 구매자 수만 2천400여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국민의 절반이 복권을 한번 쯤은 구매한 셈이다.
복권 판매액으로 발생한 수익금은 저소득층과 사회복지 증진사업 등에 사용된다. 개인적으로는 복권 구매를 통해 대박의 꿈을 기대하나 알고보면 내가 사용한 돈이 우리사회의 어두운 계층을 돕는 일에 쓰인다고 생각하면 당첨이 되지 않더라도 그렇게 섭섭할 것은 없다.
기획재정부가 성인 1천20명을 상대로 복권에 대한 인식도를 조사해 보니 “복권이 있어 좋다”는 응답이 74%나 됐다. 또 복권이 있어 좋다는 응답자의 40%가 “기대나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복권발행이 사행성 조장과 노동의욕 저하 등의 역기능적 측면도 있다. 그러나 이 기금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고 한편으로 당첨 기대감도 안겨주고 있으니 긍정적 면도 무시할 수 없다.
중세기 유럽의 국가들이 복권을 처음 발행할 때도 국가 공익사업의 재원 조달이 목적이었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다른 어떤 방법보다 모금도 쉬워 오랫동안 존속해오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방 후인 1947년 런던올림픽 참가경비 조달을 위해 복권을 처음 발행했다. 올림픽 후원권이 그것이다.
연초부터 동네 복권 판매점이 문전성시를 이룬다는 소식이 행여 불경기 탓은 아닌지 괜한 걱정이 든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