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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의 힘, 불황을 이겨내다

등록일 2023-01-04 16:30 게재일 2023-01-0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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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와 함께 시작된 계묘년, 지난해 수산업의 힘으로 위기를 이겨냈듯이 올해도 바다에서 희망을 길어본다. 김 양식장 모습. /출처: Korea.net

2023년 계묘년(癸卯年)이 밝았다. 일반적으로 계묘년은 지혜와 생존력의 표상이다. 음의 기운을 가진 계수는 어디든 흘러드는 작은 물로 약한 힘이자 동시에 지혜로 해석된다. 지지의 묘는 목의 기운으로 봄의 생동감, 동력 등을 뜻한다. 비록 약하지만 기지를 발휘해 위기를 모면하는 토끼의 모습이 계묘년의 의미로 풀이되는 이유이다.

2023년은 계묘년의 표상답게 지혜를 발휘해야 하는 해라는 게 집단지성의 결론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경기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코로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펼쳤던 재정, 금융 정책들이 부메랑이 되어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진단이다. 높은 물가와 금리가 일상을 옥죈다. 동시에 지난해 있었던 많은 사건들도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코로나 3년이 만들어낸 뉴노멀의 새로운 기준도 여전히 2023년과 함께다. 지혜의 힘으로 넘고 극복하며 이겨내야 할 파고가 겹겹이다.

지난해 임인년(壬寅年)엔 많은 일들이 있었다. 대양(大洋)의 기운과 호랑이의 양기가 만난 해였던 임인년은 코로나의 엔데믹과 대통령 선거, 이태원 압사 사고 등을 거치며 우리 현대사에 굵직한 이력을 남겼다. 특히 이태원 압사 사고는 세월호 사고 이후 가장 큰 시대적 아픔이 됐다. 10대, 20대의 젊은이들이 축제를 즐기다 무질서 속에 압사를 당하는, 그야말로 21세기에는 상상하기 힘든 사건이 벌어졌다. 코로나 때문에 막혀 있던 ‘함께 즐기는 문화’에 대한 갈증이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져버렸다.

이태원 사건의 슬픔은 현재진행형이다.

관련자들이 줄줄이 소환됐고, 곧 사건 발생에 관한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는 또 다짐할 것이다. 다시는 이런 일이 되풀이 되지 말자고 말이다.

큰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전문가들은 한 사회의 다양한 변수들을 상정하며 사건발생 원인과 변동성 등을 예측한다. 지난 해 발생한 많은 사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선거로 정권이 교체되고, 코로나로 달라진 뉴노멀에 관한 단상들이 만들어낸 여파를 예측했다. 안타깝게도 많은 분야에서 예측이 빗나갔다. 카오스에 가까웠던 팬데믹은 그 이후의 삶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바다의 변화무쌍함만큼이나 사회문화적 환경도 급변했다.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바뀌었지만 우리의 일상은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뉴노멀이 사회적 인식과 다양한 제도로 자리 잡았고 많은 이들이 이를 일상으로 받아들인다. 다만, 그렇게 힘들게 변화를 받아들이고 버텼는데, 다시 경제불황이라는 새로운 변동성이 나타나 두렵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전 세계적으로 경기불황을 예견하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경제적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과거의 패턴과 주기 등을 들어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만든 뉴노멀과 전쟁, 국가 간 무역마찰 등 변수가 얽히고 설켜 다양한 지점의 위기를 가리킨다. 결국 우리는 다시 물의 기운으로, 유연하게 흐르는 ‘지혜’라는 표상으로 돌아간다. 다행히 지난해 수산업 분야에서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나타내며 글로벌 위기극복 가능성을 보여줬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2월, 사상 최초로 수산물 해외 수출 30억 달러(2022년 기준, 대략 4조원)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애초 2025년 수산물 수출액 4조원 달성을 목표로 다양한 정책을 발굴했던 해수부 입장에서는 무려 3년을 앞당긴 성과였다.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K-POP, K-MOVIE 등의 영향과 건강식품을 찾는 식문화 트렌드가 결합해 이뤄낸 결실이었다.

정현미작가
정현미 작가

특히 한국의 김은 미국 등에서 스낵으로 각광받으며 김 업계 최초로 1억 달러 수출을 달성한 기업이 등장했다. 고등어의 가시를 발라낸, 순살 고등어를 진공 포장해 수출한 업체 역시 급성장했다. 아이디어에 기반한 수산물의 변신이 수출 증대에 큰 몫을 한 셈이다.

바다는 수산업과 여행·관광업, 항만물류 등 다양한 산업경제와 연계되어 있다. 그래서 바다를 둘러싼 다양한 경제 주체들이 경제 불황을 극복할 수 있는 하나의 주축으로 대접받는다. 올해도 이 분야 경제 주축들이 제 역할을 해내며 건실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수산업 뿐만 아니라 해운업도 뉴노멀을 적응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지혜는 위기에서 더욱 힘을 발휘한다. 토끼는 다가올 위기에 대비해 3곳에 도망갈 굴을 파놓는다고 한다. ‘교토삼굴(狡兎三窟)’의 어원이다. 올해는 우리에게도 이 같은 토끼의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우리 모두 지혜에서 오는 여유로움과 웃음을 즐기는, 그런 한 해가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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