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는 옛 역사 속에 있었던 일을 한자말로 만든 관용어다. 고사성어의 상당수는 중국 전국시대에 생겨났다.
제자백가(諸子百家)들이 위정자를 상대로 유세하면서 역사적 일화를 근거로 한 것 등이 주로 사자성어 형태로 전해져 온다.
고사성어는 동양인 사유의 집적체라 할만큼 많이 인용된다. 특히 시공을 초월한 인간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삶의 지침이나 교훈으로도 주목을 받는다.
동양권에 속한 우리도 사자성어를 즐겨 사용한다. 특히 연말연시가 되면 한 해를 마무리하거나 새롭게 시작할 때 사자성어를 인용해 그해의 특징이나 나아갈 방향을 설정한다. 지방자치단체나 경제단체 등 많은 기관이 선택한 사자성어 속에서 그들의 각오와 반성을 읽을 수 있다.
지난 연말 우리나라 대학교수들은 2022년 우리 사회를 “과이불개(過而不改)”라 설명했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남 탓만 하는 우리 정치의 그릇됨을 꼬집었다. 사자성어는 짧은 말 속에 큰 의미를 담아내는 촌철살인의 묘미가 있다.
지난해 “살얼음을 밟고 있는 것처럼 아슬아슬하다”는 뜻의 여리박빙(如履薄氷)으로 한 해를 시작한 중소기업인들이 올해 사자성어로 금석위개(金石爲開)로 정했다. “쇠와 돌을 뚫는다”는 뜻이다. 정성을 다하면 쇠와 돌도 뚫을 수 있다는 의미로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과 통한다.
글로벌 경제난 극복에 온 힘을 쏟겠다는 중소기업인의 의지가 담긴 말이다.
올해도 경제가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이다. 서민에게도 예외없이 혹독한 시련이 닥칠 것 같아 걱정이다. 금석위개의 각오를 다져야겠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