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의 행보가 거침 없다. 질풍노도다. 취임 6개월 동안 쉼 없이 달렸다. 홍 시장 취임 후 대구 시정은 파격이 일상화됐다. 홍 시장은 옳다고 생각하면 좌고우면하지 않는다. 우려의 시선도 적잖다. 마뜩찮아 하는 언론과 시의회와는 일전도 불사한다. 그의 질주는 멈출 줄 모른다. 페이스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의회가 내년도 대구시 신청사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홍준표 시장은 신청사 건립 유보를 선언했다. 곧바로 관련 부서를 해체했다. 다분히 감정적인 대응이 아닐 수 없었다.
신청사 건립을 달갑지 않게 여기던 홍 시장은 청사 예정 부지 일부를 팔아 건립 비용에 충당하려고 했다. 하지만 의회가 반대했다. 땅을 파는 데 부정적이었다. 타협여지도 남기지 않는 홍 시장의 대응에 시의원들은 곤혹스럽다.
상급기관과의 충돌도 마다 않았다. 홍 시장은 지자체 공무원의 교육파견 정원축소 방침과 관련해 행정안전부와 맞부딪혔다. 급기야 행안부가 파견한 고위 공무원들을 돌려보내겠다고 했다. 이전엔 상상도 못하던 일이다.
홍 시장은 군사정권 시대에서나 하던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통제와 갑질이라고 성토했다. 바로 전날 대구시가 파견하던 교육파견 공무원의 정원을 줄이겠다는 행안부 공문이 발단이다. 그는 행안부 조치가 대구시의 한시조직 설치에 대한 보복이라고 판단했다. 공무원의 교육파견 중단을 선언했다.
사법기관에 대한 질책도 서슴지 않는다. 이태원 참사 수사 및 이재명 민주당 대표 수사와 관련, 경찰과 검찰의 무능을 꼬집고 소신있는 수사를 주문했다.
홍준표 시장은 정부조차 껄끄러워하는 민노총의 횡포를 한방에 주저앉혔다. 대구시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 추진에 반발하는 민주노총 소속 대형마트 직원들의 시청 점거 시위에 가담자들을 경찰에 고발했다. 특정세력에 의한 공공질서 파괴행위 및 공권력 무력화 등 불법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아무 것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공무원 인사 틀도 확 바꿨다. 연공서열주의를 타파했다. 능력과 성과위주의 발탁 인사를 했다. 젊은 인재들을 전진배치했다. 산하 공기업도 통폐합했다. 숫자를 바짝 줄였다. 대구시 조직을 일신했다. 공무원들은 납작 엎드렸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북한 무인기가 침범하자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참에 유사시 인천공항을 대치할 제2의 중추공항을 만들자고 했다. 발빠른 대응이다.
전국시대 위(魏)나라의 정치가 서문표는 업 땅 수령으로 부임, 해마다 처녀를 골라 강물에 던지고 하백에게 제사지내는 폐습을 일소했다. 서문표는 이후 12개의 수로를 파고 황하의 물을 끌어들여 농업 혁신을 가져왔다. 수로작업 동원을 꺼려하는 백성들의 반발을 무릅쓰고 공사를 했다. 자신을 욕하지만 후손들이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업 주민들은 수리사업 덕에 지금도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홍준표 시장이 질풍같이 달려온 임인년 끝이다. 서문표 같이 후세에도 평가받길 바란다. 하지만 너무 곧은 나무는 부러지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