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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찻길 따라 떠나는 봉화 겨울여행

류중천 시민기자
등록일 2022-12-25 18:17 게재일 2022-12-2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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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분천역 산타마을.
‘겨울 명소’라 하면 태백산이나 설악산, 대관령 설경이 떠오른다. 칼바람 속 겨울의 설경을 즐기기에 엄두가 나지 않을 때, 가볍게 겨울 풍경과 정취를 즐기기 좋은 봉화 기찻길 여행을 권한다.

봉화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기차역이 있다. 그래서 기찻길마다 사연도 많다. 겨울 대표 여행지로 각광받는 분천역 산타마을은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된 곳이다. 영화 ‘기적’의 실제 사연을 간직한 양원역과 눈 쌓인 풍경이 환상적인 승부역도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12월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크리스마스. 분천역 산타마을이 코로나19로 주춤했다가 3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지난 17일부터 2월 12일까지 58일간 열리는 산타마을 축제는 ‘한겨울의 레드&화이트 크리스마스 파티’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잘 갖추어진 프로그램 운영으로 아이에서 어른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동심으로 돌아가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다양함이 특색이다.

산과 산이 만나는 곳, 협곡을 가로질러 놓인 철길, 기차가 아니면 갈 수 없는 곳에 광물수송용으로 만들어진 철로와 오지 기차역이 여행객을 유혹한다.

자연환경이 너무나 아름다운 봉화 승부역, 비동역, 분천역, 양원역을 매일 운행하는 백두대간 협곡열차는 달리는 차창 밖으로 펼쳐진 색다른 정취를 자랑한다. 인고의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굵은 소나무, 억겁의 세월에 쓸리고 닳은 계곡에는 기암괴석이 어우러지고, 기찻길처럼 굽이굽이 넘어온 오지의 삶들이 눅진하게 다가온다.

눈 내린 풍경이 환상적인 겨울 눈꽃 명소. “하늘도 세평, 땅도 세평”이라는 시에 나오는 조그마한 간이역인 승부역, 분천 산타마을로 더 유명한 분천역, 국내에서 가장 작은 양원역은 저마다 눈꽃과 설경으로 가득하다.

지난해 9월 개봉한 영화 ‘기적’은 1988년 마을 주민들 손으로 만들어진 최초의 민자 역사 이자 가장 작은 역으로 분천역과 승부역 사이에 있는 양원역을 모티브로 제작됐다.

산골 마을에 역 하나 생기는 게 염원인 주인공과 마을 주민들이 그려낸 실화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가파른 협곡을 적시던 계곡은 바위와 얼음 속으로 물길을 만들었고, 화전으로 일궈낸 비탈진 밭들도 하얀 겨울옷으로 갈아입고 가끔 오가는 기차 소리와 함께 낭만적인 겨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백두대간 협곡열차는 분천역-비동역-양원역-승부역-석포역-철암을 왕복 운행한다. 하루 두 차례 오가는 관광열차로 비동역과 양원역, 승부역 등에서 쉬어가며 편도 1시간 5분 정도 소요된다.

마음까지 훈훈해지는 산골 간이역과 창밖으로 스쳐가는 풍경이 사람들의 감탄사를 부르는 곳이 바로 봉화다.

기차는 복고적인 목탄난로로 난방을 한다. 터널을 지날 때마다 천장의 별처럼 빛나는 야광은 또 다른 묘미를 준다. 분천에서 강릉을 하루 한 번 오가는 동해산타열차는 2시간 40분이 소요된다.

하늘과 땅에 하얗게 설국이 펼쳐지면 세상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승부역은 말 그대로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겨울 낭만여행지다. 기찻길 따라 펼쳐지는 봉화의 겨울 풍경이 더없이 근사하다. /류중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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