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성 작가 ‘토함산에 깃든 신라 역사’ 특강<br/>탄탄한 지식으로 흥미로운 역사 쉽게 전해
‘경주의 재발견, 토함산에 깃든 신라 역사와 경주 이야기’라는 주제의 강연회에서 초청 강사인 역사학자 최태성 작가는 “각자의 생각과 이념이 존중되는 가운데 대한민국이라는 긍정의 모습이 만들어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불국사가 주는 메시지”라고 강조했다.
최 작가는 “인간사회의 서열을 나타내기 위한 인류의 발명품은 계단”이라며 “한층 한층 올라가는 계단을 통해 인간 세상이 아닌 부처님들이 사는 세상으로 여러분을 초대하겠다”는 말로 강연의 서막을 열었다.
그는 조선시대 이전의 고구려, 백제, 신라는 모두 불교의 나라였다면서 다만 신라는 당시만 해도 지리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전통에 대한 자부심이 강해서 외래종교인 불교가 삼국 중 뒤늦게 들어왔다고 했다. 또 부처님을 믿으라고 하니 아무도 믿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신라가 부처님을 받아들이게 된 것은 이차돈의 순교가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최 작가는 “신라는 비록 고구려, 백제보다 늦게 불교가 보급됐지만 열렬하게 불교를 받아들였고 그 상징은 이후 불국사로 나타났다”고 했다.
그는 “통일신라시대 최고의 절정기 경덕왕 때 불국사가 건립된 것은 우연이라기보다 한마디로 국력이 강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그 안에 신라의 역사와 의미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불국사를 만든 건립자 김대성에 대해선 “불교에 무척 조예가 깊은 학자였기에 역작을 만들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김대성은 불국사를 설계할 때 다른 사찰에는 없는 회랑을 만들어 비로전, 극락전, 대웅전 등의 구획을 만드는 등 사찰안에 불국의 세계를 완성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불국사 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관음전과 관련, “건립 당시 민중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았던 관음보살을 경내 계단 최상부에 배치한 것은 당시 신라 백성들을 존중하는 의미가 담겨있다.”고 했다.
최 작가는 이날 현란한 말솜씨와 탄탄한 지식으로 흥미로운 역사를 쉽게 전해줘 참석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냈다.
그는 “신라인들이 불국사를 통해 만들고 싶은 나라는 각각의 세상을 모두 존중하는 것”이라며 “불국사는 각각의 세상이 조화를 이루면서 태평성대를 이루는 꿈을 불국사에 그려놓고 있다”는 말로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
행사 후 최 작가는 자신을 기다려온 수백명의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사인회도 진행했다.
이날 강연에 참석한 정성문(59· 경주시 황성동) 씨는 “불국사를 자주 방문하면서도 경치만 보면서 즐겼는데 그 속에 들어 있던 신라인들의 정신을 알게 돼 경주 시민으로 자부심을 느끼게 되었다”며 “역사적인 사실을 일반인들이 알기 어려운데 강연을 통해 쉽게 풀이해주니 정말 감사하다” 말했다.
/최병일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