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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울릉도 미사일발사 공습경보…울릉도주민 영문 몰라 대피 안해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2-11-02 16:32 게재일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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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전역에 설치된 14곳의 비상 사이렌이 2일 오전 8시55분 갑자기 울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울릉도 주민들은 무슨 영문인지 몰라 사이렌 소리를 5분간 경청하기만 했다.

울릉군청 공무원 지하실 피신도 사이렌이 울린 후 아무런 내용 없이 공습경보가 울렸으니 메뉴 얼에 따라 대피하라는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습경보 사이렌은 행정안전부 중앙민방위 통제센터에서 작동해 울릉군도 무슨 이유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피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울릉도에 오전 8사55분 공습경보가 내렸다는 A체널 방송 화면
울릉도에 오전 8사55분 공습경보가 내렸다는 A체널 방송 화면

울릉도 주민들은 공습경보 사이렌이 끝난 후 각 방송국에서 방송되는 자막방송과 이어 방송된 긴급 뉴스를 통해 알았지만 TV를 시청하지 않은 주민들은 몰랐다.

이번 울릉도에 발령된 공습경보는 북한이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 울릉도를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이다. 특히 해안포와 방사포를 NLL 이남으로 쏜 적은 있지만, 탄도미사일을 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일 오전 8시 51분께 북한이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고 이 중 1발은 동해 NLL 이남 공해상에 탄착 됐다고 밝혔다.

영어로 방송되는 방송 화면
영어로 방송되는 방송 화면

군 당국은 이 1발이 NLL 이남 26km 지점으로 속초에서 동쪽으로 57km, 울릉도 서북방으로 167km 지점으로 포착됐다고 말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은 울릉도 방향으로 발사돼 울릉도 지역에 공습경보를 발령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울릉도가 포함된 이남으로 발사한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실제탄도미사일이 떨어진 곳은 속초가 훨씬 가깝다. 하지만, 울릉도 전역에 공습경보 발령된 것은 울릉도 방향으로 발사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전 8시 30분 후포 항을 출발한 여객선 울릉썬플라워크루즈는 승객 안전을 위해 오전 9시10분 회항을 결정했고 관계기관과 협의 후 오전 9시 45분 다시 울릉도로 항해 안전하게 도착했다.

울릉도에 오전 8사55분 공습경보가 내렸다는 MBN 방송 화면
울릉도에 오전 8사55분 공습경보가 내렸다는 MBN 방송 화면

울릉군은 오전 9시 1분 상황전파메신저(NDMS)공습경보 발령, 비상회의 소집, 오전 9시19분 울릉군 알리미 주민 지하시설 대피 안내 방송을 했다.

오전 9시 21분 행정안전부 경보통제소 및 경북도 경보통제소 대피명령 해제에 대해 문의했고 오전 9시 36분 울릉읍, 면사무소 마을방송 안내 협조를 요청했다.

오전 9시 41분 울릉군 민방위 경보시설 1차 주민안내, 읍 면별 안내방송 시행 오전 9시 53분 울릉군 민방위 경보시설 2차 주민안내를 했다.

이날 오후 2시 2분에는 공습경보에서 경계 경보로 대체 됐다. 하지만, 이 같은 내용이 상황 종료 후 진행돼 만약 울릉도에 직접 타격이 가해졌다며 아무런 소용이 없는 공습경보가 됐다.

오후 2시2분 경계경보로 대체 발령됐다. 연합뉴스 방송화면
오후 2시2분 경계경보로 대체 발령됐다. 연합뉴스 방송화면

특히 울릉도에는 주민들의 피신을 위한 지하 대피시설을 없다. 해일 등에 대비한 학교 운동장이 대피시설이다. 그런데 이번 상황 같은 일이 발생하면 대피보다 집이 더 안전하다.

또한, 어떤 상황의 공습경보인지 알아야 주민들이 상황에 맞춰 대피하든지 말든지 하지 아무런 상황도 모르고 잘 못 대피했다가 오히려 큰 변을 당할 수 있다.

북한 전투기가 출동했는데 공습경보 내려 학교운동장으로 모이면 더욱 위험할 수 있다. 그런데 무조건 사이렌만 울리면 도대체 어디로 대피하라는 것인지 황당하다.

울릉도에 지하 대피시설을 갖추고 있으면 그쪽으로 피할 수 있지만 그런 대피 시설이 없는 상태에서는 상황을 알아야 적절하게 피신할 수 있다.

회항 했다가 울릉도에 다시 들어온 울릉썬플라워크루즈
회항 했다가 울릉도에 다시 들어온 울릉썬플라워크루즈

북한 탄도미사일이 울릉도를 향해 날아오고 공급경보가 내렸지만, 울릉도 주민들은 영문도 몰랐고 대피도 몰랐다. 상황이 끝난 뒤 울릉군청에 전화 무슨 일이냐고 묻는 게 전부다. 강력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다.

한편, 군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경계태세를 2급으로 격상했고, 국방부와 합참은 공동위기관리시스템을 가동해 대응하고 있다.

합참은 “우리 군은 이러한 북한의 도발 행위를 결코 묵과할 수 없으며, 감시 및 경계를 강화한 가운데, 한미 간 긴밀하게 공조하면서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은 비행거리와 고도, 속도 등 정확한 제원과 특성을 분석 중이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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