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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공항 활주로 연장, 이제 정부가 들여다봐야 할 때가 됐다’…무엇보다 안전이 최우선 아닌가

김두한 기자
등록일 2025-07-15 13:25 게재일 2025-07-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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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부 김두한 기자

무안공항의 안타까운 참사는 울릉공항을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울릉도 미래 교통망의 핵심인 울릉공항은 안전할까였다. 

그전부터 울릉공항 활주로에 대한 논란이 있었기에 군민들은 무안공항 사고를 바라보면서 더욱 의구심을 가졌다. 한번 심도 있게 따져봐야 한다는 의견은 어느새 공사 중인 활주로를 연장해야 안전하다는 방향으로 흘렀고, 결국 울릉 주민 대표들로 구성된 ‘울릉공항 활주로 연장 추진위원회’를 결성하기에까지 이르렀다. 이후 군민의 이름으로 활주로 연장의 필요성이 공식화됐다.

울릉공항은 당초 50인승 소형 항공기 기준으로 활주로가 설계됐었다. 활주로 길이는 1,200m다.  이는 활주로 시설 등급 중 최저 수준에 해당한다. 그러나 정부는 지난해 소형항공기의 기준을  기존의 50인승에서 80인승으로 상향 조정했다.  

울릉공항의 취항 기종 역시 80인승 항공기로 변경됐다. 비행기를 띄우는 회사 입장에선  50인승 보다는 80인승을 구매해야 사업성이 나온다는 것은 명약관화하다.  또 분명 그렇게 할 것이다. 

이미 향후 주력 기종으로 80인승 항공기가 검토, 고려되고 있다. 이 비행기는 수송력, 경제성, 비용 대비 효율성, 그리고 안전 운항 측면에서 모두 적합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현재의  1,200M 활주로 여건으로는 이 기종의 안정적 운항이 어렵다는 점이다. 

항공기 제작사들은 이에 대해 현재 공사 중인 활주로로도 80인승 항공기의 운항이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는 울릉도의 특이한 기상 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분석이라는 게 지역 주민들의 입장이다. 실제로 현 활주로 조건에서 80인승 항공기를 운항하려면 이착륙 중량을 대폭 줄일수 밖에 없다. 이 경우 탑승 인원과 화물 적재량 감소로 이어져 경제성 부분에서 기대 이하의 차질은 불가피하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울릉도에서 최대 순간 풍속이 25노트 이상을 기록한 날은 연평균 138일에 달한다. 풍속이 이 수준을 넘으면 80인승 항공기의 결항률과 사고 위험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외에도 연평균 강수일수는 144일, 강수량은 1,538mm에 이르며, 겨울철에는 평균 2m 이상의 적설량을 기록하는 등 전국에서 손꼽히는 기상 악조건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울릉도 주민들은 활주로와 종단 안전구역의 연장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활주로 연장 요구가 ‘무조건적인 안전성 강조’에만 치우쳐 타당성과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한다. 또 활주로 연장에 1조여 원이 소요될 것이라는 비현실적인 추산만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그러나 울릉군민 입장에선 이런 주장이 그저 황당무계하다.  지금까지 활주로 연장에 대한 구체적인 비용 산정이나 타당성 조사가 진행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울릉공항 완공까지는 여전히 시간이 남아 있다. 지금이라도 전문기관의 용역을 통해 연장 시 추가 비용, 현재 활주로의 안전성, 기상 리스크 등을 면밀히 분석하고 과학적·체계적으로 접근했으면 한다.

이런 요구는 활주로 연장이 그리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가능하다고 말하는 측도 상당하기에 더욱 필요하다. 가두봉을 기준으로 서면 통구미 방향으로 200~300m 연장하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 구간은 수심이 현재 활주로 공사 구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기술적으로도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여서 정부가 한 번 들여다봤으면 한다.

이제는 단순한 감정적 주장이나 막연한 안전성 강조를 넘어, 비용 대비 안전성, 경제성 등 다각적인 분석을 토대로 합리적이고 정당하게 활주로 연장을 요구할 때다. 울릉도의 미래 교통망은 과학적 데이터 위에 세워져야 한다.

 

/김두한기자 kimd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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