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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의 건강이 교육의 질이다

등록일 2022-10-30 20:02 게재일 2022-10-31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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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률 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동국대 의과대학 연구초빙교수
박성률트레이닝과학연구소장동국대 의과대학 연구초빙교수

최근 코로나19 등 교직 환경 다변화로 인해 교사의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가 심각한 상황이다. 교사의 77%가 1개 부위 이상, 59.3%가 2개 이상, 43.5%가 3개 이상의 통증을 호소하고 있으며, 교사의 직무 스트레스 정도는 5단계 척도에서 평균 3.15로 일반 공무원 2.83, 기업체 직원 2.71에 비해 가장 높다. 일반 제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비슷한 높은 노동 강도에도 불구하고 교사의 근골격계 질환과 직무 스트레스에 관한 의학적 조치와 인식 개선은 매우 낮은 실정이다.

우선 교사들의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교사의 근골격계 부위에 대한 치료경력에서 통증호소자 중 절반의 교사들이 허리가 쑤시거나 어깨가 욱신거리는 통증을 단순한 피로나 퇴행성 질환으로 여기고 치료를 미루는 것으로 조사됐다. 게다가 병원, 한의원 등 전문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은 비율은 23.3%에서 많게는 39.4%로 미미한 수준이다. 더군다나 허리 부위나 목 부위 통증 호소자 중 절반에 가까운 교사가 디스크 증상 의증으로 판단 된 후에나 전문적인 치료를 시작하는 등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아 예방과 관리에 한계가 있다.

판서와 행정업무의 전산 처리를 매일 해야 하는 교사의 경우 물리적으로 반복되는 특정 자세가 신체 부위별 근골격계 질환의 원인이 된다. 또한 직무 스트레스, 직무 요구도, 사회 심리적 요인 등이 교사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유발하는 데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직무스트레스로 인해 심리적 부담이 생기게 되면 근육 긴장도가 증가하고, 근골격계 질환의 증상을 발생시키며, 때로는 증상에 대처하는 능력을 감소시킴으로써 증상을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므로 간단한 스트레칭, 근력강화 등을 위한 운동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교사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해 운동 프로그램을 교육현장에 적용했을 때 효과적이었다는 국내외 연구결과들이 많다. 사무직 근로자에서 근골격계 질환은 유병률이 높은 편이지만 간단하고 정기적인 스트레칭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다. 운동요법이 근육의 가동 범위를 회복시키고 근막통증증후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주며, 경견완(목, 어깨, 팔)장애나 흉통, 요통의 치료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더욱 눈여겨볼 점은 근골격계 질환과 직무스트레스는 상호 연관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결과에서 근골격계 질환을 가지고 있는 교사가 직무 스트레스 점수가 높게 나왔고, 직무 스트레스 치료 경험이 있는 교사가 근골격계 문제가 크다는 것이다. 이에 더해 교사의 경력이 많을수록 그리고 가사노동시간이 길수록 근골격계 질환 위험도가 높게 나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런 유해요인을 교사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는 교사의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위험성을 스스로 파악하고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이유이기도하다.

직무 스트레스는 고경력의 교사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학생 인권은 지켜지는 반면 교권은 무너지고 있는 현 교육계의 권위상실로 인한 생활 지도의 어려움, 과도한 행정업무, 학부모 민원 응대 등을 들 수 있다. 학교급별에 따른 비교 자료를 보면 초등학교 교사가 고등학교 교사보다 스트레스 지수가 다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사의 업무 강도 조절과 근무환경 개선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한 대목이다.

한편 여가활동을 하지 않는 교사보다 여가활동을 하는 교사의 근골격계 질환 위험도와 직무 스트레스가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그러므로 교사들의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직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대책으로 여가활동을 적극 장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교사들이 가장 많이 겪고 있는 만성요통은 유연성 증진, 근력 강화, 협응력 증진, 근지구력 향상과 동시에 생활 및 작업 자세 교정, 영양관리, 스트레스 관리 등 실기 위주 전문가교육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유산소운동은 에너지대사에서 발생하는 산소유리기를 제거하는 효소의 활성을 증가시켜 근골격계 질환자들에게 인체에 유해한 물질들의 생성을 억제하고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데, 이에 적합한 운동의 유형과 시간 그리고 강도 설정도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사람을 가르치고 그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인도하는 선한 영향력을 주고자 하는 이들이 교사다. 그런데 교사들이 지쳐가고 있다. 그들은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애를 쓰지만 학교라는 현장이 만만치 않다. 교사의 직무수행도는 수업 및 전반적인 학교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기에 무엇보다 교사의 건강과 안전은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독일에서는 학교구성원 중 3명 이상이 그룹을 지어 운동치료를 원할 경우 스포츠지도사나 운동처방사 등 스포츠전문가들이 점심시간이나 일과 후 ‘찾아가는 서비스’를 통해 스트레칭, 근력강화운동, 스포츠마사지 등 근골격계 질환 예방을 위한 의학적 조치가 이루어진다는 사실이 이제 먼 나라 얘기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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